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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업계, 중국 기침에 감기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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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불황을 모르고 질주해오던 글로벌 명품업체들의 실적에 적신호가 켜진 것일까.

영국의 버버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회계년도 1분기(4~6월) 매출 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11% 증가했다고 발표한 파장이 심상치 않다.
버버리의 매출은 4억800만 파운드로 시장의 예상치 4억1600만 파운드를 밑돌았고 성장률은 직전해의 34%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난다.

실적에 실망한 매도세로 인해 이날 버버리의 주가는 런던증시에서 7.4%나 급락했다. 덩달아 다른 명품업체들의 주가도 출렁였다.

투자은행 니브 캐피탈의 유통담당 애널리스트는 "럭셔리 브랜드 중 첫 실적을 발표한 버버리의 성과가 부진한 것은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전했다.
버버리 앞서 프랑스의 LVMH 역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의 실적이 기대에 못미쳤고 이탈리아의 프라다 또한 지난달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실적 변화의 위험을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버버리의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지만 수십%의 성장률은 이제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성장률의 감소는 매출 신장의 주역이었던 중국내 판매가 신통치 않았던 것이 이유로 꼽힌다.

지난 몇년간 명품 업체들의 실적은 세계 경제의 하향 곡선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왔다. 중국 등 신흥시장의 실적이 호조였던데다 유럽에 온 여행객들이 앞다퉈 지갑을 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애널리스트들도 아시아를 중심으로한 신흥 시장의 경제성장 부진이 본격적으로 명품업체들의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 시작했다고 저널은 전했다.

기업들도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 보석과 시계업체인 까르띠에도 중국에서 고가 시계 매출 부진을 예상하고 있다. 까르띠에의 최고경영자 버나드 포르나스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 중국시장의 상황은 침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내에서 명품 시계 수요증가율이 한자리수대로 낮아진 대신 중저가 시계들의 신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한 대형유통업체의 발표도 시장의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명품업체의 실적 부진은 중국의 정책변화에서도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신화통신을 인용해 최근 중국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절약을 강조하고 정부 예산으로 명품을 구매하는 것도 금지했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회의에 모인 고위 관료들이 값비싼 명품들로 치장한 것이 논란이 된 후 원자바오 총리는 공적인 용도로 고가의 담배나 고급 주류를 구매하는 것을 금지한 바 있다.

지자체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나오고 있다. 원저우시의 경우 공무원들에게 한끼 60위안 이하의 식사만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고 시 소유 차량 215대도 매각했다. 이 조치를 따르지 않을 경우 해고된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중국내에서도 이같은 조치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 검색엔진 바이두에서는 공무원의 명품 구매 금지 소식이 화제가 됐다.

유통 전문가인 코버트 월은 "베이징에는 정부 행사가 있을 때마다 명품먀정이 북적인 것은 고위 공무원들에 대한 선물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이번 조치로 중국내 명품 소비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명품 구매 금지 조치 영향이 크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까르띠에의 포르나스 CEO는 "계산이 빠른 중국인들은 해외여행중에 명품을 사는 것이 저렴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유럽과 미국, 중동에서 구매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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