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4일 힉스 입자로 추정되는 새로운 입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새로 발견된 입자의 질량은 125-126 GeV(기가전자볼트) 사이다. 지난해 12월 CERN이 힉스 입자가 존재할 것으로 예측했던 영역이다. 모든 면에서 힉스 입자와 일치하는 이 입자의 존재확률은 99.99994%(5시그마) 수준이다. 확률이 5시그마 이상이어야 과학적 발견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힉스 입자는 현대 물리학을 완성한다. 현대물리학의 표준모형에서는 우주가 17개 입자로 구성돼있다고 본다.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와 힘을 전달하는 매개입자(Boson)다. 특히 힉스 입자는 모든 소립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힉스 입자가 존재해야 표준모형이 완성된다. 가장 결정적인 힉스 입자는 지금까지 빈 퍼즐 조각으로 남아 있었다.
과학계가 표준이론을 정립하고 힉스 입자를 찾아 헤매기 시작한 역사는 50년에 달한다. 1964년 영국 물리학자 피터 힉스가 질량을 부여하는 입자의 존재를 제시하면서 힉스 입자라는 이름이 붙었다. 본격적으로 조사에 나선 것은 20년이 넘었다. 그만큼 이번 발견은 과학계의 '쾌거'다. 우주의 96%를 구성하는 '암흑 물질'이 무엇인지, 우주는 어떻게 반물질이 아닌 물질로 구성돼 있는지 등 물리학에서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던 질문을 풀 수 있게 된 것이다. CMS 한국팀 대표인 박인규 서울시립대 물리학과 교수는 "올해 LHC 가동 에너지를 올리면서 기대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순식간에 얻게 됐다"며 "천문학 등의 영역으로 치면 외계인을 발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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