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페이스]필리핀 최고 부호 헨리 시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부채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필리핀은 지난 1ㆍ4분기 경제성장률 6.4%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소비 붐과 관광산업의 호황이 낳은 결과다. 국제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필리핀의 국가 신용등급을 'Ba2'로,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해 필리핀 국가 신용도가 투자등급에 가까워졌다. 페소화도 강세다. 주식시장도 활황으로 지난해 종합주가지수는 17% 상승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온라인판에 따르면 필리핀의 억만장자 수는 1년 전 11명에서 현재 15명으로 늘었다. 증시 활황 덕에 이들 억만장자의 총 재산은 지난 1년 사이 130억달러(약 15조670억원) 증가한 474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들 억만장자 가운데 '소매왕' 헨리 시(87ㆍ사진ㆍ중국명 施至成)가 올해 또 필리핀 최고 부호 자리에 등극했다. 필리핀 최대 쇼핑몰 운영업체인 'SM 프라임 홀딩스'를 이끌고 있는 그는 42개 대형 쇼핑몰을 거느리고 있다.
시는 최근 2년 사이 방코데산탄데르, PCI은행, 퍼스트E뱅크, 방코데오로 등 4개 은행 지분을 매입해 금융업에도 진출했다. 이 가운데 방코데오로는 필리핀에서 대출 규모가 가장 큰 은행으로 성장했다.
필리핀 소매업계에서 황제로 군림하고 있는 시는 관광업ㆍ호텔업에도 눈독 들이고 있다. 연평균 300만명의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성업중인 필리핀의 관광업의 전망을 읽은 것이다.
지난 2008년 타알비스타 호텔을 72억5000만페소(약 1980억원)에 인수했다. 5성급 호텔인 타알비스타는 시원한 기후를 자랑하는 마닐라 근교 해발 600m의 관광지 타가아타이 화산섬에 세워졌다. 인수 당시 객실 128개의 소형 호텔이었지만 일부 리노베이션과 함께 건물을 새로 지어 객실 300개의 대형 호텔로 재탄생됐다.
무엇보다 시의 가장 큰 업적은 몰오브아시아다. 몰오브아시아는 SM의 관광사업에서 전초기지로 아시아 최대 종합 쇼핑몰이다. 면적 38만㎡의 몰오브아시아는 14년 공사 끝에 지난 2006년 오픈했다.
시는 중국 푸젠성(福建省) 샤먼(廈門)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13세 때 부모에게 이끌려 필리핀으로 건너가 마닐라 차이나타운 인근 지역인 키아포에 정착했다.
1950년 2년 과정의 파이스턴 대학 상경대를 졸업한 시는 1958년 키아포에 작은 신발가게를 열었다. 그는 1985년 케손시티에 영화관, 백화점, 대형 마트가 함께 들어선 멀티플랙스 개념의 SM 슈퍼몰인 'SM시티'를 세웠다.
고령인 시는 기업 통제권을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딸 테레시타 시가 방코 데 오로 시 은행의 회장, 아들 헨리 시 주니어가 SM 프라임 홀딩스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포브스가 추산한 시의 재산은 현재 91억달러로 세계 부자 순위에서 116위를 차지했다.
필리핀 제2의 부자는 항공ㆍ담배ㆍ주류ㆍ광산업에 투자해 15억달러의 총자산을 갖고 있는 루시오 탄 일가가 차지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