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 수수료, 서울 하향 vs 지방 상향
정부, 공익사업에 대한 감정평가 수수료 산정체계에 '종량제' 도입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보금자리주택 등 국가사업의 토지보상을 위한 감정평가 수수료 산정에 종량제가 도입된다. 감정액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책정되는 것을 시간, 업무량 등을 고려한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땅값이 높아 수수료도 많은 탓에 서울지역에 몰린 감정평가업체들의 탈서울 행렬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땅값이 낮은 지방에서는 부동산 사업시행자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14일 국토해양부는 감정평가 수수료의 종량제 도입을 골자로 한 '감정평가업자의 보수에 관한 기준' 개정안을 마련,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공익사업 보상 감정평가 수수료를 종가제 70%, 종량제 3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산출토록 바꿨다. 종가제는 감정평가 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책정하는 현재의 제도다.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 수수료는 기본료 10만원에 필지별 가산료를 모두 합산한 금액으로 정하기로 했다. 필지별 가산료는 10만원에 각 유형에 따른 할증률과 할인율을 곱해 산출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학교용지ㆍ주차장 등은 110%, 임야ㆍ도로용지 등은 140%를 할증하고 500필지 초과분에는 40%를 할인하도록 했다. 건물과 수목에 대한 수수료 기준도 정했다.
정부는 현행 감정평가 수수료 체계가 감정평가액 중심으로 짜여 있어 합리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땅값이 높은 서울의 경우 감정평가 수수료가 클 수밖에 없다. 감정평가업체들이 서울로 대거 몰리는 요인이 된다. 이렇다 보니 과당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업체들의 과당 경쟁은 부정 감정가를 야기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비해 지방의 경우 땅값이 낮아 벌어들이는 수익도 적다. 자연스레 업체들도 선호하지 않는다. 정부가 종량제를 도입하려는 이유다.
종량제가 도입돼 수수료 체계가 현재와 많이 달라지게 되면 서울 등 땅값이 높은 지역의 보상을 위한 감정평가 수수료는 낮아진다. 역으로 지방에서는 수수료가 상승한다. 정부는 수수료 체계 전환이 서울지역내 감정평가업체들의 지방행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지방 감정평가 수수료 상승으로 인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자체 등 지방 부동산 사업시행자들에게는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감정평가 수수료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하게 됐다"며 "시행 과정을 거쳐 종량제 적용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감정평가업계 관계자는 "제도개선 취지는 이해하나 업무량으로 객관적 수수료를 산정하기가 어렵다"며 "실제적으로 서울 지방의 경우 종량제를 도입해도 수수료가 큰 폭으로 하락하지는 않는 대신 지방 지역 수수료만 대폭 올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7월1일까지 행정예고 및 관계부처 협의를 마치고 같은달 결정, 공고한다. 시행시기는 내년 1월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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