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을 동원해 만든 유니폼들이었지만, 여직원들의 반응은 탐탁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였다. 색깔이나 모양이 은행 상징성과 큰 관련이 없다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실용성이 없다는 점이 가장 많이 제기됐다.
시중은행 유니폼에 대한 여직원들의 불만이 날로 커지고 있다. 금융지주사의 통일성과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한 유니폼이지만 활동성이 떨어져 실용성도 없는데다, 이미지와 크게 관련도 없다는 지적이다.
성차별 문제도 있다. 금융권에서는 여성 직원에게만 유니폼 착용을 강요하는 부분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은행권은 '금융지주사 이미지 통일'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 행원들은 "기업 이미지를 여성 행원에게만 강요하는 것은 말이 안 되고, 여성 행원 중에서도 텔러직이나 신입행원에게만 유니폼을 강요하고 있어 '유니폼을 입는 행원은 낮은 직급'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반박해오고 있다.
한 은행 여직원은 "몇 년 전부터는 저축은행권에서부터 편한 유니폼으로 바꾸는 노력을 지속해 내심 기대했고, 항공사들도 편한 유니폼으로 바꾸는 상황에 금융권만 여성 유니폼을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유니폼을 입은 경우 고객들도 자연스럽게 하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성 행원들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시중은행 남성 행원은 "비슷한 해에 입사한 여직원에게 고객이 먼저 질문을 던진 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남직원에게 다시 질문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록 유니폼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고객에게 전문성과 거리가 먼 이미지로 박힌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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