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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장님, 왜 여자만 유니폼 입어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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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 최근 한 시중은행 사내게시판은 특정 게시물로 후끈 달아올랐다. 바로 올 겨울부터 새롭게 바뀔 여성 행원 유니폼에 대한 게시글이었다. 후보로 오른 4개의 유니폼에 대한 의견들로 이 게시글에는 댓글이 수백여개가 달렸다.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을 동원해 만든 유니폼들이었지만, 여직원들의 반응은 탐탁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였다. 색깔이나 모양이 은행 상징성과 큰 관련이 없다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실용성이 없다는 점이 가장 많이 제기됐다.
한 여직원은 "3~4년에 한 번 씩 유니폼을 변경할 때마다 지나치게 몸에 붙는 디자인으로 바뀌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유니폼인지 모르겠다"고 댓글을 달았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여직원 또한 "행장님, 제 다이어트까지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지나치게 몸에 붙는 유니폼 디자인을 문제 삼는 애교 섞인(?) 비난을 내놓기도 했다.

시중은행 유니폼에 대한 여직원들의 불만이 날로 커지고 있다. 금융지주사의 통일성과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한 유니폼이지만 활동성이 떨어져 실용성도 없는데다, 이미지와 크게 관련도 없다는 지적이다.

성차별 문제도 있다. 금융권에서는 여성 직원에게만 유니폼 착용을 강요하는 부분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한 시중은행은 고객만족(CS) 평가제도에 직원 용모규정을 두고 '너무 크거나 길어서 달랑거리는 귀고리', '원색 매니큐어', '화려한 원색 머리띠' 등을 하지 못하게 했다가 노조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은행권은 '금융지주사 이미지 통일'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 행원들은 "기업 이미지를 여성 행원에게만 강요하는 것은 말이 안 되고, 여성 행원 중에서도 텔러직이나 신입행원에게만 유니폼을 강요하고 있어 '유니폼을 입는 행원은 낮은 직급'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반박해오고 있다.

한 은행 여직원은 "몇 년 전부터는 저축은행권에서부터 편한 유니폼으로 바꾸는 노력을 지속해 내심 기대했고, 항공사들도 편한 유니폼으로 바꾸는 상황에 금융권만 여성 유니폼을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유니폼을 입은 경우 고객들도 자연스럽게 하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성 행원들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시중은행 남성 행원은 "비슷한 해에 입사한 여직원에게 고객이 먼저 질문을 던진 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남직원에게 다시 질문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록 유니폼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고객에게 전문성과 거리가 먼 이미지로 박힌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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