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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달러당 73엔까지 평가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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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총재 투자자들에게 완전 제압당해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일본엔화는 올해 말 달러당 73엔,유로당 93엔까지 평가절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뉴스는 1·4분기중 설문조사에서 가장 정확하게 엔달러를 전망한 RBC가 이같이 내다봤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또 50여명의 경제전문가들의 평균예상치에 따르면 엔화는 또 2분기에는 평균 달러당 80엔, 4분기에는 82엔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당초 2분기와 4분기 각각 달러당 83엔과 85엔으로 약화될 것으로 본 것보다는 예상보다 더 강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블룸버그뉴스는 이 때문에 올해 엔하약세를 위해 시장에 개입한 일본은행(BOJ) 마사하키 시라카와 총재가 투자자들에게 완전히 제압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달러당 75엔까지 간다=블룸버그에 따르면 엔화는 1분기에 1995년 이후 최고치인 10.4% 평가절하됐으나 유로 국채위기의 여파가 시장을 뒤흔들면서 3월24일 상승세로 반전된이후 지금까지 13.4%가 올랐다.

도쿄와 런던,뉴욕 외환시장의 다수 투자 전략가들은 엔화가 계속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도쿄의 후코쿠자본운용(Fukoku Capital Management)의 사쿠라이 유키 최고경영자(CEO)는 지나달 30일 블룸버그뉴스 전화통화에서 “모든 투자자들은 시장개입이 엔 강세를 저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안다”면서 “현단계에서 시장개입은 현명하지 못하며 돈낭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혼돈이 지속되는 한 엔화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계속 매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은 지난 해 지진과 최악의 핵사태후에도 엔화가 강세를 보이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사상 세 번째로 많은 14조3000억엔(미화 1833억 달러)를 매각하며 시장에 개입했다.

일본 관리들은 엔강세가 일본 경제에 해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하지만 외환 거래자들은 지난주 올들어 최대의 주간 상승폭을 기록할 정도로 밀어붙였다.

사쿠라이는 엔화가 달러당 75엔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엔화는 지난 1일 전주말에 비해 2.1% 오른 달러당 78.02엔으로 장을 마감했다.유로에 대해서는 2.8% 상승한 97.01엔을 기록했다.

현재의 엔화 수준은 주요국이 협조개입한 1995년 달러당 80엔보다 더 강세를 띠고 있다.

◆국제여건상 엔화 더 오른다=문제는 이처럼 엔화가 평가절상돼도 시장은 엔화가 1995년보다 과대평가돼 있지 않다고 보고 있다는 점이다. 뉴욕의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말 발간한 보고서에서 교역가중기준으로 엔화는 대략 지난 20년간의 평균과 일치하고 1990년대 중반의 엔화강세와 같은 수준이 되려면 달러당 약 55엔까지 평가절상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뉴욕 모건스탠리 이사이자 전략가인 로널드 레븐(Ronald Leven)는 “명목가치와 실질가치의 차이는 일본 국내의 물가와 임금이 디플레이션으로 하락한 결과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화는 일본이 비록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두배가 넘지만 피난처로 여겨져 수요가 몰리면서 경상수지가 흑자를 유지해 강세를 띠는 게 보통이다.

10년 물 일본 국채는 피난처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주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0.805%를 기록했다.

일본 증시에서는 토픽스 지수가 1.8% 하락해 9주
연속으로 하락하는 등 1975년 9월 이후 최장기 하락세를 보였지만 스페인 은행증자에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 등 유로존 위기가 엔화에 대한 매력을 높였다.

◆엔화 위한 국제 공조 기대어려워=유로존 위기가 미국과 중국에도 영향을 주면서 세계 각국이 일본 엔화 약세를 지원하기 위한 공조개입에 나설 가능성을 낮췄다고 블룸버그뉴스는 진단했다.

미국의 5월 일자리 창출은 6만9000개에 그쳐 실업률이 전달(8.1%)보다 높은 8.2%를 기록했고 상무부 통계도 1.4분기 미국 성장률이 당초 추정치 2.2%보다 낮은 1.9%로 낮춰짐에 따라 달러약세,엔화강세를 굳이 저지해야 할 이유가 줄어들었다.
사정은 중국도 마찬 가지다. 중국의 제조업은 올들어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일본 정부 또한 지난달 29일까지 시장에서 달러화를 사들이고 엔화를 파는 시장개입은 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유로존 국채위기에다 글로벌 성장률 둔화로 엔화가 10월31일 달러당 75.35엔까지 치솟자 11월4일 대규모 엔화에 나섰다.

엔화는 당일 달러당 79.53엔으로 약화됐지만 이후 천천히 평가절상되기 시작해 지난 2월1일 달러당 76.03엔에 도달했다.

◆재무상"단호한 조치 취할 것"=아즈미 준 일본 재무상은 지난 1일 도쿄에서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외환시장 움직임을 좀더 예의주시하면서 조심스럽게 모니터할 것”이라며 구두개입을 하고 “이런 과도한 움직임이 계속된다면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며 강력한 시장개입을 시사하기에 이르렀다.

엔 강세는 경제회복을 위해 수출증대가 절실한 일본에는 수출경쟁력을 잠식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강세저지가 필요하다. 블룸버그뉴스는 골드만삭스가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달러당 1엔이 오를때마다 닛산자동차의 영업이익은 2.4%, 도요타는 3.3%가 줄어든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본 제조업체들은 엔화 강세를 걱정하고 있다.BOJ가 지난 4월2일 발표한 단칸 분기조사에 따르면 제조업체들은 올해 엔화가 달러당 평균 78.14엔에 거래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지난 3월 말로 끝난 2011회계연도 평균 추청치 79.02엔보다 높은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일본 국내에서 300만대를 생산하겠다고 공언한 도요타 자동차조차 인도네이시아와 러시아 생산을 늘리겠다고 밝히고 카를로스 곤 닛산 CEO가 지난달 11일 엔화 강세가 이번 회계연도에 실적을 위협할 최대 리스크로 지적한 것이다.

◆블룸,"현단계 엔고는 일본에 불가항력"=블룸버그뉴스는 현 상황은 일본에게는 불가항력이라고 못박았다. 일본이 나선다고 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시라카와 일본은행 총재도 “유럽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외환시장을 지배할이지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시라카와 총재는 “외환시장을 결정하는 큰 요인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얼마나 많은 리스크를 떠안을지를 나타내는 밸류에이션”이라면서 “유럽 국채문제를 둘러싼 상황이 개선되는가 혹은 악화되는가가 큰 결정요인”이라고 밝혔다.

이런 이유에서 일본 정책당국도 현재의 리스크 회피 추세가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외환운용업체인 애드리언앤파트너스는 진단하고 있다.

애드리언 리 최고투자책임자겸 대표는 지난달 31일 블룸버그뉴서 전화통화에서 “BOJ는 엔화강세를 견인하는 핵심요인은 자신들의 통제력밖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그들은 평가절상 속도를 늦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시장이 자기편일 때 개입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최대 채권 펀드인 핌코의 일본시장 자금운용 대표인 마사노 토모야도 지난 1일 도쿄에서 열린 유로머니 컨퍼런스에서 “현 엔의 수준에서 일본의 시장개입 가능성은 낮다”면서 “시장개입이 시장추세를 바꿀 수 있을지를 목격하기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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