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자업계의 몰락 이유..."인터넷, 웹 시대에 뒤쳐져"
놀라움을 넘어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일본이 오늘날 몰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켈러허는 주식시장의 붕괴 이후 20년의 디플레이션 기간 동안 일본 기업들은 과거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성공의 비결을 답습했다고 지적했다. 일본 기업들이 믿었던 성공의 비결은 교차지분소유, 정부 관료들과의 은밀한 유착, 자신들이 소비자들보다 무엇이 최고인지를 알고 있다는 오만이 그것이다. 게다가 주식시장의 붕괴 뒤에는 그나마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의 밑바탕이 되어줬던 연구개발(R&D)예산마저 삭감하면서 경쟁력을 더 약해졌다.
그 결과 소니의 워크맨은 애플의 아이팟에 밀리기 시작했고, 닌텐도와 세가와 같은 비디오 게임 제작업체들은 일렉트로닉아츠(EA), 액티비전 나중에는 징가, 로비오 등에 밀려났다. 소니와 파나소닉과 같은 TV생산업체도 가정용 멀티미디어 재생 기기 전문업체 소노스나 디지털 셋톱박스 로쿠 등으로 대체됐다.
켈러허는 세계 최초로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했던 코닥이 스마트폰 때문에 디디털카메라 사업에서 철수한 것처럼, 한 때 잘나갔던 기업들이 몰락한 데에는 특정한 시장에 집중한 기업들이 맞이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TV제조사들의 경우 이제 더 큰 화면과 화질로 승부를 하기 보다는 보다 전혀 다른 경쟁상대를 맞이하게 됐는데, 바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TV셋톱박스와 스마트폰이다. 일본 기업들의 문제는 인터넷과 웹을 기반으로 한 이 분야서 뒤쳐졌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이 시장은 애플과 삼성이 차지하게 됐다.
켈러허는 일본 경제의 몰락과 관련해 가장 큰 적은 일본 자신이라고 덧붙였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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