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80억불 수주…해외건설 '5천억불' 돌파 초읽기

이라크 수도 인근에 국민주택 10만가구 건설프로젝트…단일공사론 사상 최대

-해외건설협회 6월 중 5000억달러 돌파 기념식 개최 계획


[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

한화건설이 공사하는 이라크 신도시 조감도

한화건설이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에 달하는 이라크 신도시 건설공사를 따냈다. 단일공사론 해외건설 사상 최대규모다.

이로써 해외건설 누적수주 금액 5000억달러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해외건설협회는 다음달 '해외건설 5000억달러 돌파 기념식'을 계획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이라크 국민주택 10만 가구 건설에 대한 최종 계약을 빠르면 다음 주중 체결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계약식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한다.

이번 공사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1830ha(약 550만평) 규모의 신도시를 개발하는 공사다. 분당 신도시와 비슷한 규모다.

공사는 도로와 상·하수관로를 포함한 신도시 조성공사와 10만가구 국민주택 건설공사로 구성된다. 한화건설이 설계·조달·시공(EPC)을 단독으로 수행한다. 공사기간은 7년이다.

총 공사대금은 77억5000만달러다. 물가상승에 따라 중간에 공사금액을 조정할 수 있어 사실상 80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주택은 공급면적 기준으로 100㎡, 120㎡, 140㎡ 등 3가지 타입으로 구성된다.

최근 대규모 해외건설 수주가 시공사의 자금조달(파이낸싱)이 조건이 되는데 반해 이번 공사는 이라크 정부가 예산에서 공사비를 지급한다. 한화건설은 단순 도급공사 형태로 수주, 파이낸싱 부담이 전혀 없다. 이라크 국영은행이 공사비 지급보증을 선다.

이라크 정부가 자국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10만가구에 대한 분양이 이미 끝난 상태다. 조만간 분양 계약이 이뤄진다.

한화건설-이라크 정부간 최종 계약이 이뤄지면 공사비의 25%를 선수금으로 받게 된다. 한화건설은 시공비를 낮추기 위해 공사현장 인근에 세계 최대 규모의 PC(Precast Concrete)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PC공법은 주택의 기둥과 보, 벽 등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현지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공사비와 공사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터키 업체 등과의 경쟁에서 PC공법 도입이 상당히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한화건설이 이라크 신도시 개발 계약을 성사시킨 배경에는 ‘인천 에코메트로’의 성공적인 수행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에코메트로는 인천시 남구 고잔동 일대 238만㎡의 부지에 들어서는 1만2000여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급 단지다. 최근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 알 아라지 위원장 등 이라크 정부 관계자가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한화는 시공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에코메트로 현장 상공에 헬기를 띄워 수차례 보여줬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5월 관련 양해각서 체결 후 김승연 회장이 직접 수주 활동을 챙겼다"고 전했다.

현재 해외건설 누적수주는 4909억달러로 이번 수주를 합칠 경우 5000억달러 돌파를 10억달러 가량 남기게 된다. 현대건설 등이 추가로 수십억달러 규모의 공사수주 계약을 앞두고 있어 6월 하순엔 5000억달러 테이프를 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여러개의 프로젝트가 계약을 앞두고 있어 6월 중 5000억달러 돌파가 예상된다"며 "관련해 기념식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