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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장단, K팝에서 일본시장 공략법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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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외산 전자업체들에게 '죽음의 땅'으로 알려져 있는 일본 가전 시장에 삼성전자가 다시 발을 들여놓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그룹 사장단이 K팝에서 일본을 비롯한 해외 시장 공략에 대한 답을 찾고 나섰다.

23일 삼성그룹은 수요 사장단 회의에 강헌 한국대중음악연구소장을 초빙해 'K팝 열풍의 비결과 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
강 소장은 K팝에서 배워야 할 점으로 역경을 이겨내는 도전정신과 절박함, 적절한 판단, 철저한 준비를 손꼽았다. 인터넷의 빠른 보급으로 국내 음반 시장이 초토화됐기 때문에 해외 공략 밖에는 살 길이 없었다는 것이다.

강 소장은 K팝은 세계 각지에서 열풍을 이루고 있지만 음악 자체의 완성도 때문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유튜브 등의 인터넷을 통한 매체 환경의 변화로 K팝이 성공할 수 있었던 얘기다. 트렌드에 민감한 걸그룹, 보이그룹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다.

강 소장은 "K팝의 유통기한은 생각보다 짧다"면서 "유튜브 등의 인터넷 매체가 전세계에 K팝을 소개하며 열풍을 이뤘지만 아직도 세계 음악의 주류는 락그룹이기 때문에 향후 K팝은 주류시장으로 가기 위해 어떤 음악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보낼 수 있는지가 과제"라고 말했다.
삼성그룹 사장단은 강 소장의 강연 중에서 K팝의 일본 공략 부분을 가장 재미있게 들었다고 평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는 일본 시장을 열어젖히는데 K팝의 전략 상당부분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강 소장의 설명에 따르면 일본은 이미 1970년대에 미국 음악 시장에 진출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일본 내수 음반 시장이 커지면서 해외보다는 안정적인 국내에서 수익을 내길 원하며 스스로 문을 닫아 잠궜다.

강 소장은 "시장이 자족자급이 되면 도전을 하지 않는데 일본이 바로 그런 경우"라며 "우리나라는 MP3로 인해 음반시장이 초토화되면서 국내에선 도저히 먹고 살 수 없다는 생각에 살아남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됐고 결국 J팝과 K팝의 차이가 이렇게 벌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소장은 일본 공략의 해법으로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회장과 가수 보아를 지목했다.

이 회장은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보아를 단련하고 준비시켰다. 당시 일본 시장에서 한국인 가수가 데뷔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 회장은 보아에게 일본어와 영어를 현지인 수준으로 가르치고 노래와 춤도 가르쳤다.

이후 이 회장이 선택한 방법은 일본 최대 엔터테인먼트 프로덕션에 보아를 가져다 맡긴 것이다.

강 소장은 "폐쇄적인 일본 사회에서 보아는 일본 가수처럼 받아들여졌다"면서 "충분한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에 데뷔와 함께 일본 방송프로그램의 사회자가 되고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보아의 뒤를 이어 동반신기를 통해 일본 시장에 한류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일본 음악시장에 K팝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예전 보아와 동방신기는 일본에서 일본어로 노래를 불렀지만 소녀시대는 일본어 노래와 한국어 노래를 같이 부른다.

삼성그룹 사장단도 이 같은 강 소장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 유럽에서는 큰 성과를 냈지만 일본에선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삼성전자는 일본 통합법인인 일본삼성을 해체하고 계열사별로 별도법인을 설립해 일본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2007년 철수했던 일본 TV 시장에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앞세워 재도전한다. 일본 시장은 국내 시장 보다 8배 크다. 성공할 경우 막대한 보상이 예상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K팝의 열풍 비결이라 해서 단순히 재미있는 얘기일 줄 알았는데 상당한 의미가 있었던 강연이었다"면서 "K팝의 글로벌 시장에 대한 개척정신, 난공불락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 등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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