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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앞서 하일성-김경문 6시간 다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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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하일성 스카이엔터테인먼트 대표이자 야구 해설위원이 삼성사장단에게 ‘헌신과 봉사,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일화를 털어놔 화제다.

하 대표가 2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회의’에서 강사로 나서 ‘프로야구 600만 관중의 성공비결’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자리에서다.
당시 한국야구위원회 사무총장으로서 김경문 감독을 선임하고 선수선발 기준을 놓고 김 감독과 6시간에 걸친 설전을 펼쳤다고 한다.

김 감독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봉사와 헌신, 협력의 자세를 보고 국가대표를 선발하겠다”고 선언했고 하 총장은 “무슨 인성테스트도 아니고 이겨야 하는 게임에 그런 기준을 적용하느냐”고 반박한 것.

둘 간의 언쟁은 6시간이나 지속됐고 결국 야구위원회 관계자들이 하일성 총장에게 김 감독에게 전권을 주자고 설득해 논란은 막을 내렸다.
하 총장은 당시 환갑이 다 된 나이지만 베이징 올림픽 야구게임을 보며 자신이 김 감독의 선발기준이 얼마나 바람직했는지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당시 일본에 이겨 은메달을 확보해 놓고 쿠바와의 결승전을 남겨놓음으로써 선수들의 병역문제는 해결된 상태. 선수들의 정신상태가 해이해져 우승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하 총장은 우려했다.

이를 알고 이승엽 선수가 자신에게 5분만 선수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요청해 왔다.

이 선수는 모든 선수들을 모아놓고 “만약 우리가 쿠바와의 게임에서 무기력하게 지고 귀국한다면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국민의 갈채가 아니라 엄청난 비난이다. 프로로서 자존심의 문제다.”라고 주문했다.

국민들이 병역문제를 해결한 프로야구선수들이 자기 욕심을 채웠으니 결승전에 최선을 다해 임하지 않았다고 화살을 돌릴 수 밖에 없음을 주지시킨 것이다.

결국 이 같은 동기부여가 원동력이 돼 한국팀은 쿠바를 꺾고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 총장은 한 선수 때문에 눈물 흘린 사연도 전했다.

당시 무명에 가깝던 현재 LG트윈스의 이택근 선수가 국가대표로 뽑혔는데 이 선수가 선수들이 묵는 방을 새벽마다 돌아다니면 에어컨을 꺼준 것이다.

하 총장은 이런 모습을 보고 “밤에 잠도 안자고 뭐하는 짓”이냐고 꾸짖었는데 이 선수는 “자신은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영광을 누렸지만 후보이기 때문에 정작 팀 전력에 도움이 될 부분이 적다. 그래서 선발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으로 게임에 임할 수 있도록 새벽에 모든 선수들의 방을 다니며 에어컨을 꺼 주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하 총장은 당시 이 선수의 말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며 “바로 이런 이유로 김 감독이 협력과 헌신, 봉사를 기준으로 선수를 뽑은 것이 옳은 판단이었다”고 진심으로 느꼈다고 전했다.

한편 그는 일정 수준에 오른 프로들의 경기력은 미세한 실력차이가 아니라 바로 자신이 훈련한 만큼 최선을 다해 자신과 싸우겠다는 정신력”이라며 강연을 맺었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삼성 사장단이 이 날 강의를 듣고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서도 헌신과 봉사의 정신이 결국 승패를 좌우하는 주요 전력임을 전해듣고 많은 것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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