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우리 황우여 대표께서도 (오픈프라이머리가) 좋다고 하셨습니다. 자, 황우여 대표에게 박수 한 번 쳐드립시다."
22일 오전 심재철 최고위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선후보 경선 오픈프라이머리 토론회에서 연출된 장면이다.
김문수 지사는 토론회 축사 도중 갑자기 이 말을 꺼내며 박수를 유도했다. "개인의 유불리를 위해서가 아니고 민심을 반영하는 제도로 개혁을 하자는 것이다. 우리가 결코 꼼수를 부리는 게 아니다"라며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하던 중이었다.
객석 맨 앞줄에 앉아 난데없이 박수세례를 받은 황 대표는 당황한 듯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순식간에 '오픈프라이머리 찬성론자'로 규정된 듯한 분위기가 난처한 표정이었다.
바로 옆에 앉은 또 한 명의 비박 대선주자 이재오 의원은 미소를 지으며 황 대표의 어깨를 어루만졌다.
김 지사는 이재오ㆍ정몽준 의원과 함께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주장하며 현행 경선룰대로 경선을 치르자는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친박(친박근혜) 세력을 연일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
황 대표는 범친박으로 분류되며 새누리당 친박 지도부 라인업의 정점에 있다. 황 대표는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대해서도 '신중론'에 가깝다.
김 지사는 최근 황 대표를 만나 "야권을 이기고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오픈프라이머리가 필수이고 박근혜 전 위원장에게도 유리하다"는 취지로 말했고 황 대표는 대선 승리라는 취지에 공감한다는 의미에서 "좋은 얘기"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토론회장에는 김 지사와 이재오 의원, 차명진 의원, 정두언 의원, 진수희 의원 등 친이(친이명박) 또는 비박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토론회장을 찾은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꼭 황우여 대표가 비박 진영에 포위된 것 같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일정 때문에 토론이 시작되기 전에 토론회장을 빠져나갔다.
김효진 기자 hjn2529@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