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올 들어 꾸준한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는 한국GM이 희망퇴직자를 받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희망퇴직이 일반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기업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실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GM의 이번 결정은 이례적이다. 한국GM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은 금융위기를 넘긴 직후인 지난 2009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퇴직자 규모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으나 퇴직시 최고 수준으로 보상해준다는 점은 명시됐다. 지난 2009년 한국GM은 희망퇴직자에 대해 수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한 바 있다.
한국GM은 올해 실적이 지난해 보다 뚜렷하게 증가하는 양상이다. 특히 내수판매대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성장세를 보이는 등 선전하고 있다. 올 들어 4월까지 국내시장 누적판매대수는 4만4961대로 전년동기대비 4.8% 증가했다. 수출 역시 같은 기간 2.1% 늘어난 26만7925대를 기록했다. 3년전 위기를 간신히 넘긴 상황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희망퇴직 공지가 나오자 노조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희망퇴직'이라는 말 자체가 구성원들에게 고용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직전 실시 시기가 위기를 겪은 직후라는 점이 더욱 마음에 걸린다.
노조 관계자는 "최근 사내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해 희망퇴직 신청 시기가 뒤로 밀렸던 것으로 안다"면서 "고용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사측을 상대로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GM 사무직 종사자들이 노조 가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전체 사무직원 가운데 80% 이상이 가입했다"고 말했다.
한편 세르지오 호샤 사장이 지난 3월 부임한 이후 사내 곳곳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평가다. 희망퇴직 실시 외에 연구소 R&D 인력을 대상으로는 '보다 격식있는 옷차림'을 요구하는 드레스코드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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