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ㆍ중 관계는 큰 변화를 겪고 있다. 과거 미국이 일방적으로 중국에 대해 비판하고 경고하고 변화를 요구하면서 양국 관계를 주도해 왔다면 현재는 중국이 대등한 위치에서 미국에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미국의 영향력이 급속하게 줄어든데 비해 중국의 역할이 급부상한 결과다. 이렇게 되다 보니 양국은 무역불균형, 인권, 남중국해 영토분쟁, 대만 문제 등으로 조용한 날이 없다.
이에 대해 중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미국과의 갈등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노골적으로 보인다. 중국은 1조1700억달러에 달하는 미 국채와 3조300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무기로 미국을 몰아붙이고 있다. 이러한 갈등을 보면 미국과 중국은 도저히 함께할 수 없는 나라 같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은 현재 그 어느 때보다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양국은 현재와 같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두 나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안다. 또한 미국은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은 대국 굴기를 위해서도 서로가 상대방이 필요하다. 아울러 양국은 반테러 및 비핵화 확산에서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이 오늘날 미ㆍ중 관계 변화의 가장 큰 특징은 갈등과 협력이 빠르게 반복되는 복합성이다. 즉, 양국 모두 서로를 경계하면서도 필요로 하는 양면성을 띠고 있다. 그리고 그 양면성은 수시로 바뀐다. 오늘의 협력이 내일의 갈등으로 바뀌고, 이는 다시 협력으로 진화한다. 미ㆍ중 관계의 복합성은 관련 국가들에 엄청난 혼란을 주고 있다. 특히 한반도를 두고 양국이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양면성은 우리의 선택에 커다란 도전이다.
마지막으로 홍콩, 마카오, 대만 등 과거 한국과 교류가 밀접했던 지역을 잘 활용해야 한다. 이 지역은 현재 중국과 상당히 가까워졌을 뿐 아니라 전통적으로 미국과도 가깝다. 우리나라와 이 지역의 관계 복원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유리할 뿐 아니라 거대한 화교자본을 유치해 활용하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