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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프리즘]미·중관계 변화와 한국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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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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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지난달 말 중국의 시각장애 인권변호사 천광청이 세계적 관심을 받았다. 중국 지방 당국의 탄압을 피해 베이징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 피신한 것이다. 마침 경제 현안과 안보 문제를 논의하는 미ㆍ중전략경제대화 직전이라 더욱 주목을 끌었다. 미국과 중국은 천광청의 신변 처리를 놓고 갈등과 타협을 거듭하다 결국 미국 유학이라는 절충안을 냈다. 미국은 지난 2월 왕리쥔 충칭시 부시장이 청두 영사관에 들어가 망명을 요청한 후 또다시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하게 됐다. 두 번 다 미국 정부가 관련자들을 중국 정부에 넘기면서 미국이 중국에 굴복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현재 미ㆍ중 관계는 큰 변화를 겪고 있다. 과거 미국이 일방적으로 중국에 대해 비판하고 경고하고 변화를 요구하면서 양국 관계를 주도해 왔다면 현재는 중국이 대등한 위치에서 미국에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미국의 영향력이 급속하게 줄어든데 비해 중국의 역할이 급부상한 결과다. 이렇게 되다 보니 양국은 무역불균형, 인권, 남중국해 영토분쟁, 대만 문제 등으로 조용한 날이 없다.
미국은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위안화 절상, 반덤핑 제소 등 지속적으로 중국에 압력을 넣고 있으며 높아지는 민주화 인권 요구에 대해 관여하려 한다. 그리고 티베트 등 중국 내 소수민족의 독립운동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진다. 남사군도ㆍ서사군도 영유권 분쟁에서도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의 편에서 중국을 압박한다. 중국의 반대에도 여전히 대만에 첨단 무기를 수출한다.

이에 대해 중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미국과의 갈등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노골적으로 보인다. 중국은 1조1700억달러에 달하는 미 국채와 3조300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무기로 미국을 몰아붙이고 있다. 이러한 갈등을 보면 미국과 중국은 도저히 함께할 수 없는 나라 같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은 현재 그 어느 때보다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양국은 현재와 같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두 나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안다. 또한 미국은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은 대국 굴기를 위해서도 서로가 상대방이 필요하다. 아울러 양국은 반테러 및 비핵화 확산에서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이 오늘날 미ㆍ중 관계 변화의 가장 큰 특징은 갈등과 협력이 빠르게 반복되는 복합성이다. 즉, 양국 모두 서로를 경계하면서도 필요로 하는 양면성을 띠고 있다. 그리고 그 양면성은 수시로 바뀐다. 오늘의 협력이 내일의 갈등으로 바뀌고, 이는 다시 협력으로 진화한다. 미ㆍ중 관계의 복합성은 관련 국가들에 엄청난 혼란을 주고 있다. 특히 한반도를 두고 양국이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양면성은 우리의 선택에 커다란 도전이다.
다음과 같은 대안을 고려할 수 있다. 우선 미ㆍ중이 갈등하는 분야에서는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고 비핵화 확산과 같은 협력 분야에서는 양국을 잘 활용해야 한다. 이들과의 공조 없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음은 양국과 민간 주도의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 정부가 나서면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말려들 수 있다. 한ㆍ미 동맹 강화로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아픈 경험이 있다. 이제 다시 정부 정책이 균형을 잃고 중국으로 쏠린다면 한반도가 소용돌이에 빠진다.

마지막으로 홍콩, 마카오, 대만 등 과거 한국과 교류가 밀접했던 지역을 잘 활용해야 한다. 이 지역은 현재 중국과 상당히 가까워졌을 뿐 아니라 전통적으로 미국과도 가깝다. 우리나라와 이 지역의 관계 복원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유리할 뿐 아니라 거대한 화교자본을 유치해 활용하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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