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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그리스 쇼크, 방호벽 설치에 만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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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후 연정 구성에 실패한 그리스에서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뱅크런)가 발생하며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그리스의 2차 총선은 다음 달 17일에야 실시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최소한 한 달 이상은 세계 경제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에서 우왕좌왕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정부도 오늘 아침 긴급히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번 그리스 쇼크는 해외 민간은행을 중심으로 한 국제 채권자들이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 등을 통해 그리스에 부과한 긴축 위주 구제금융 조건을 그리스 국민이 거부한 데서 연유한 것이다. 국제 채권자들이 그리스에 대한 자신의 채권을 보존하기 위해 그리스 국민에게 허리띠를 더욱 졸라맬 것을 요구해 왔지만 재정위기로 인한 경제적 고통을 이미 여러 해째 견뎌 온 그리스 국민 사이에 더는 참기 어렵다고 반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치러질 그리스 2차 총선에서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건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제1당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기존 구제금융 조건의 이행을 주장하는 신민주당이나 사회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그리 크지 않아 급진좌파연합이 제1당이 된다 해도 정치적 주도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결국 국민의 반발과 국제 채권자들의 요구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아내거나, 그렇게 하지 못하면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을 하고 유로존 체제에서 이탈하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리스가 어느 방향으로 가게 되더라도 다시 번지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의 불길이 상당 기간 진정되기 어려워 보인다는 데 있다.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도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오겠지만 국제 채권자들과의 절충도 국민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것을 전제로 해서만 가능하므로 정치사회적 불안정을 증폭시킬 공산이 크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신임 대통령이 유로존 전체 차원의 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으나 당장 뾰족한 수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구조적으로 해외발(發) 충격에 취약한 우리나라 경제의 앞날이 걱정된다. 유럽 재정위기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 분명한 만큼 정부와 금융당국은 장ㆍ단기별 방호벽을 이중ㆍ삼중으로 설치해 놓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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