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IR, 공정성과 거리..규정 위반만 119개사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국내 상장사들이 IR 자료를 모든 투자자들에게 공정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공개적으로 관련규정을 위반한 곳도 119곳이나 됐다.
9일 IR전문 연구기관인 큐더스IR연구소(이하 큐더스연구소)가 발표한 ‘2011년 상장사 IR 신뢰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많은 수의 국내 상장사들이 IR 활동과 관련된 자료를 모든 투자자들에게 공정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실적전망 발표 시에도 회계 기준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투자자 혼란을 가중시키는 등 여전히 투자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특정 투자자들에게만 IR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의 비대칭 현상’ 여전
국내 상장기업은 상장기업공시규정에 따라 IR 행사를 개최할 경우 관련내용을 공시하고, 사용되는 IR 자료는 모든 투자자들에게 공정하게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공개하지 않거나 특정 투자자에게만 공개하는 이른 바 ‘정보의 비대칭 현상’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IR 개최 공시를 하면서 ‘관련 자료는 당일 현장 배포’로 명시해 관련 규정을 공개적으로 위반한 기업도 119 곳에 달했다.
2011년 국내 상장사들의 IR 정보 공개 현황을 살펴보면 한해 동안 실시된 공식 IR 활동은 모두 1522회였으며, 이 중 관련 IR 자료가 공개된 활동은 전체의 53%에 불과한 819회로 조사됐다. 이를 시장별로 살펴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63.0%, 코스닥시장에서는 30.9%의 IR 활동에서만 IR 자료가 공유된 것으로 나타나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과의 공정성 차이도 컸다.
지난해 공시를 통해 2011년 가이던스(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기업은 모두 398개사였다. 이중 명확한 회계 기준을 밝히고 있는 곳은 67개사에 불과했다. 즉, 331개 기업은 가이던스에 대한 회계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단순한 수치만 제공하고 있어 투자자들은 해당 수치가 어떤 회계 기준에서 산출된 수치인지 일일이 비교해볼 수 밖에 없는 실정으로 투자자 혼란은 가중된 셈이다.
◆2011년 상장사 IR 신뢰성 결과 10점 이상 점수차 ‘코스피 ↑, 코스닥 ↓’
지난해 2011년 가이던스를 발표한 기업은 전체 상장사 중 22.5%인 398개사로 2010년에 비해 23개사가 줄었다. 전체 기업들의 신뢰성 평균 점수도 79.2점으로 2010년의 80.15점에 비해 다소 낮아져 전체적으로 2010년에 비해 상장사의 IR 신뢰도는 소폭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이한 점은 코스닥 기업들이 지난 2008년 이후 시장 환경의 변화와 관계없이 꾸준히 가이던스를 발표하며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경영 전망을 공개하고 있는데 반해, 유가증권 상장사들이 시장 환경의 좋고 나쁨에 따라 가이던스를 발표하는 기업의 수가 큰 차이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스닥 기업은 2008년 143개사에서 2011년 259개사로 가이던스를 발표한 기업이 늘었지만 유가증권 기업은 같은 기간 동안 173개사에서 2011년 139개사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김준영 큐더스연구소 소장은 “유가증권시장 기업들의 경우 가이던스의 발표에 있어 시장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보수적으로 접근하는데 반해, 코스닥시장 기업들은 경영 계획을 발표하는데 있어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11년에는 코스닥 시장의 자동차 부품 및 각종 전기전자 부품업체들이 전방산업의 호황에 힘입어 적극적으로 경영 계획을 발표한 점도 일조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가이던스에 대한 신뢰성 점수는 코스닥기업이 75.3점으로 유가증권기업의 86.6점에 비해 11.3점 낮은 점수를 기록해 유가증권기업의 신뢰 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소장은 “최근 5년간 유가증권기업과 코스닥기업들의 신뢰성 점수 차이는 2009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10점 이상의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데, 코스닥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경영 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긍정적인 모습이지만 정확한 시장 전망과 영업 계획 등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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