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긴박했던 36시간…최종 소명서 격렬한 항의 오고가
발표가 반나절이나 앞당겨진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이로부터 36시간 전인 지난주 금요일(4일) 저녁께로 상황을 되돌려야 한다.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이 지난 3일 한 언론매체와 인터뷰를 한 것이 도화선이 돼, 솔로몬ㆍ한국ㆍ미래 등 대형 저축은행에서 오전부터 뱅크런 사태가 벌어지기 시작한 것.
7명의 교수,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경평위는 이때부터 5일 오후 11시까지 약 26시간 동안 외부와 연락을 차단한 채 마라톤 심의를 벌였다. 심의에 올라온 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 적기시정조치 유예처분을 받은 6개 저축은행 중 5개였다.
심의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영업정지 대상 저축은행 관계자들로부터 최종 소명을 듣는 과정에서 저항이 컸기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 회장은 "퇴출 결정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격렬하게 항의하면서 한 시간 정도 경평위 진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5일 오후 11시에 경평위가 마무리되자 금융위는 금융위원들을 일제히 소집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 권혁세 금감원장, 박원식 한국은행 부총재, 이승우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 9명의 금융위원들은 6일 새벽 1시 30분께부터 연락을 받고 금융위 대회의실에 모였다. 회의가 시작된 시간은 3시였다. 회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으며, 4개 저축은행에 대한 영업정지가 오전 4시께 결정됐다.
회의 종료 소식을 전해들은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직원들은 공고문을 나눠갖고 시내 곳곳으로 흩어졌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영업정지가 시작된다는 내용이었다. 직원들이 공고문을 다 붙이고 나서야 6일 아침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의 긴박했던 36시간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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