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곤 전대준비위원장은 2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3일 오후 전대준비위원 15명 전원이 모여 모바일 투표 실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잠정안은 대의원 현장투표 30%, 국민 여론조사 40%, 당원 사전 전수조사 30%"라면서 "당원을 상대로 실시하는 조사를 모바일투표로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어 전면적인 모바일투표 폐지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6·9 전당대회에서 모바일 투표를 중단하려는 움직임은 크게 모바일 경선 효과에 대한 의문과 '전당대회 피로감'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1ㆍ15 전당대회 때와 달리 4ㆍ11 총선 과정에서는 모바일 투표로 인한 흥행은커녕 선거인단 불법·탈법 모집이 판치며 투신 사건이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정치신인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자는 취지와는 달리 현역의원의 조직과 세를 확인하는 결과만 초래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전당대회 선거인단 모집에 대선 후보들까지 뛰어들어 대권 경쟁의 전초전으로 치뤄진다면 다시 한 번 과열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전당대회 피로감'도 민주당이 모바일 투표를 강행하는데 부담을 주고 있다. 6월 전대를 포함하면 민주당은 6개월 동안 전당대회를 3차례나 치른다. 지난해 12월에 열렸던 야권통합 전당대회와 1ㆍ15 전당대회에 이어 3번째로, 연달아 열리는 전당대회만으로도 벅찬데 모바일 투표라는 위험부담을 감수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그러나 전대준비위원회의 이같은 잠정안이 처리되기에까지 당내 극심한 반발이 예상된다. 당장 김부겸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전대를) 약식으로 치르려 한다면 항간에서 떠도는 힘 있는 계파에 의한 독점 우려를 불식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공개 반대 입장을 선언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도 "우리가 기초선거구에서까지 모바일 투표를 말하면서 6월 전대에 도입하지 않는 것은 논리모순"이라며 "모바일 경선 취소 등 편법으로 당이 가라앉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현 지도부의 임기가 4일로 끝나는 점과 문성근 대표 대행이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에게 완전국민참여경선 도입을 요구하며 압박하고 있는 상황도 부담이다. 민주당이 자랑하던 모바일 경선을 중단한 상황에서 새누리당에게 완전국민참여경선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적 역공을 당할 빌미를 줄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오영식 전대준비부위원장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라는 환경변화가 이뤄지고 있고 국민참여라는 취지는 부인하기 어렵다"면서도 "지난 총선 때까지 실시된 모바일 투표의 명암에 대해 짚어보고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대준비위원회에서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언급이다. 전대준비위원회에서 결정한 사항을 4일 선출되는 비대위에 보고해 당무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만큼 결국 이번 6·9 전대의 모바일 투표 시행 여부는 비대위원장을 겸임하게 될 새 원내대표에게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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