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시설·회사 배려 여전히 부족

30대초반 여성 직장인 피로감 높아
사회적 공감대 형성 노력해야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워킹맘 이유미(33)씨는 새벽에 아이를 시댁 또는 친정에 맡기고 밤늦게 다시 찾아오는 생활을 벌써 1년6개월 이상 해 오고 있다. 그녀는 육아와 회사 업무를 포함해 하루에 약 20시간을 일해야 한다. 휴가는 육아에 대한 경제적 불안감 때문에 출산휴가 3개월을 썼을 뿐이다. 그녀의 몸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쳤다.


30대 초반 워킹맘이 지쳐가고 있다. 출산하기 전에는 육아와 회사 업무를 충분히 병행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지만 출산 후 시간이 지나면서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낀다.

회사가 여성을 배려하는 부분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피부에 와 닿는 것은 별로 없다. 아이를 찾아와야 하기에 늦은 시간까지 근무하는 게 부담스러워도 상사 눈치만 보고 있어야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특히 5월1일 근로자의 날처럼 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은 날 출근은 해야 하고 어린이집이 쉰다면 더욱 곤혹스럽다. 출산휴가가 끝난 이후 주말 휴식을 보장해 주는 듯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주말에도 출근해야 하는 횟수는 점점 늘어난다.


회사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기도 하늘의 별 따기다. 출산 직후 어린이집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놨지만 1~2년 이상 기다려도 감감무소식이다. 워킹맘 이유미씨는 “회사 어린이집에 맡기는 것이 가장 부담이 덜하지만 경쟁률이 너무 치열해 사실상 포기한 상황”이라며 “집 주변 어린이집은 아이의 나이가 너무 어리다며 위탁을 꺼리는 때도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둘 중 한 가지를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베스트맘으로 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지만 외벌이로는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 같은 불안감 때문에 선뜻 사표도 내지 못한다. 매일 마음속에 사직서를 품고 다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괜스레 서글프다.


현재 한국 사회의 워킹맘 비중은 전체 가구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릫2011년 맞벌이 가구 및 경력단절 여성 통계 집계 결과릮에 따르면 전체 1162만가구 가운데 맞벌이 가정은 507만가구로 전체의 43.6%에 달한다. 10가구 중 4가구는 맞벌이인 셈이다.


가장 큰 문제는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가정 경제에도 일조하면서 베스트맘으로 살기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일까. 출산 후 23개월이 지난 워킹맘 김은주(32)씨는 “직장과 육아 사이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는 내 자신의 모습을 자주 발견한다”며 “대안 찾기에 고심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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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워킹맘도 적지 않다. 취업 포털사이트 잡코리아 등 조사기관에 따르면 워킹맘 10명 중 9명이 우울증을 경험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킹맘 배은영(33)씨는 “출산 이후 직장 여성에 대한 경제적 배려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 가는 게 최우선”이라며 “워킹맘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하루빨리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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