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해집시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두 가지는 무엇입니까. 가장 편안해야 할 것도, 가장 즐거워야 할 것도 분명합니다. 보이는 것과 숨겨진 것, 내놓은 것과 감춰둔 것, 주어진 것과 가진 것, 그러니까 몸과 마음입니다. 그래서 밴드 몸과마음의 첫 EP <데자뷰>에는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는 작심의 주먹이 불끈 새겨져 있습니다. 그 주먹이 거머쥔 것은 플라스틱데이, 3호선 버터플라이, 허클베리 핀, 코코어와 싸지타,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는 찬란하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밥도 술도 지붕도 충분히 만들어 주지 못했던 저주인지 숙명인지 알 수 없는 이름들이겠지요. 함부로 새어나올 수 없지만 어딘가로 보내버리지 않은 그 이름들은 밴드의 몸과마음에 보이지 않게 잘 새겨져 있습니다. 문신이 아닌 혈관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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