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5일 드라기 총재는 유럽의회에 출석해 그동안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를 낮추고, 유로존에서 '성장협약'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하지만 드라기 총재는 '위기의 공'은 각국 정부와 은행에 넘어갔다는 입장을 냐놔 더 이상의 ECB차원의 구제금융은 없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때문에 그가 추가적인 경기 부양의 불씨를 살렸다는 해석에서부터, 더 이상의 부양책은 없다는 뜻을 밝혔다는 해석 등이 엇갈렸다.
드라기 총재는 "현재 경제상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매우,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하면서 "하방 리스크에는 다시금 부각되는 유로존의 국채 위기와 국채 위기가 실물 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그동안 그동안 유로존 회원국이 재정협약을 통해 재정을 보다 엄격하게 통제해야 하자고 한다는 주장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경제 성장을 위해 동일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이미 재정협약은 이뤄냈다”면서 “지금 단계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성장에 대한 협약을 맺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ECB가 다시금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유로존은 지난해 4분기에 0.3% 마이너스 성장했으며, ECB는 올해에도 유로존 전체는 한 해동안 0.1%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마이너스 성장이 기정사실화 된 상태다. 여기에 스페인를 둘러싼 위기감이 커지는 등 부채 위기의 가능성이 재점화 된데다, 네덜란드마저 예산안을 두고서 정부가 무너졌고, 유럽의 각종 지표들은 유럽이 다시 경기 침체로 빠져들고 있다는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각국이 긴축정책에 들어가면서 경제 성장 자체마저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고, 프랑스를 비롯한 각국에서는 역풍이 불기 시작했다.
따라서 드라기의 일련의 발언은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드라기 총재는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에 대해서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ECB의 위기 대응책을 다시금 검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드라기 총재는 "공은 각국의 정부와 은행에 넘어갔다"면서 ECB 차원의 부양책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이 발언을 근거로 드라기 총재가 유럽 각국과 은행들에 추가적인 지원에 나선다고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드라기 총재는 실제로 각국의 정부가 재정 긴축하는 동안 일부 국가들은 경기침체에 빠져들 수 있다면서 은행들이 잉여금을 유보하는 등의 조처에 나서야 한다고 말하며 개별 은행들의 자체적인 해결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제 그동안 지나왔던 강의 한 가운데 서 있다"면서 "유일한 해결책은 인내심을 갖고 계속 걸어가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드라기 총재는 "4월에도 예상보다 더욱 빠른 속도록 경기 침체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까지는 경기침체 상태에 머무를 것으로 본다"고 말해 하반기 들어서는 경기침체 상태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열어뒀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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