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는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승산없는 선거에는 절대 나가지 않겠다고 이야기해왔다. 그러면서 지난 3번의 국회의원 선거와 2번의 도지사 선거에서 모두 승리한 사실을 예로 들었다.
그는 '국민의 부름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며 간접적으로 이를 시인했다. 그는 '국민의 부름'을 지지율이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의 말대로라면 그의 대통령 후보 지지율은 2% 안팎으로 정치권내 '잠룡'중 6~7위에 머물고 있다. 유권자 100명 중 2명 정도가 김 지사를 지지한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김 지사가 대권 도전을 선언한 데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지사는 이런 이유로 새누리당이 차기 대선에서도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길 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김 지사의 마음과 달리 녹록치 않다. 최근 정두언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의 득표율만 놓고 보면 향후 대선에서 박근혜 위원장이 150만 표 정도로 지는 것으로 나온다"며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김 지사가 다소 무리하면서도 새누리당 내 대통령후보 경선에 가세하겠다고 밝힌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특히 여권내 경선이 본격화할 경우 국민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새누리당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신이 이번 경선에서 박 위원장을 누르고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로 최종 낙점되는 것도 좋지만, 그런 상황이 연출되지 않더라도 경선에 참여해 국민적 축제의 장을 만든다면 새누리당에 나쁘지 않다는 판단을 한 듯 하다.
김 지사는 하지만 단순히 경선 참여에만 목표를 두고 있지는 않다.
그는 과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회창 총재가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여론조사는 앞섰지만, 결국 본선에서는 졌다"며 특히 "노 전 대통령의 경우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했지만 경선을 거치면서 지지율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결국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됐다"고 말하며 자신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자신의 상황을 과거 노 전 대통령에 오버랩시킴으로써 자신감을 피력한 셈이다.
김 지사의 이번 새누리당 경선 참여는 측근들의 적극적 권유도 한몫했다. 김 지사는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측근들이 공천 몰살당하는 등 엄청난 피해를 봤다. 또 공천을 받은 현직 의원들도 모두 고배를 마셨다. 김 지사의 정치고향인 부천에서 출마한 차명진 의원과 임해규 의원이 모두 총선에서 패배했다. 측근들의 낙마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김 지사가 측근들과 자신의 새로운 정치적 전환점 모색을 위해 경선 출마를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20일 도지사 공관에서 열린 측근 모임에서 참석자들이 김 지사의 경선 참여를 적극 지지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김 지사는 이제 루비콘 강을 건넜다. 그가 앞으로 경선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 지 국민들이 관심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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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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