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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딜레마…수출중심성장-소득불균형해결 상충"<노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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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올해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복지 확대와 소득불균형 해소 방안이 정치권의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글로벌 증권사 노무라는 수출 주도형의 경제성장이 소득불균형 해결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영선 노무라 한국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6일 ‘한국 경제의 불편한 상충관계: 경상수지 흑자와 소득불균형’ 보고서를 통해 “다가올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새 정부는 소득불균형 축소를 위해 세제·공정거래·복지 관련 정책을 수립해 집행할 것이지만, 이같은 사회·정치적 필요성은 경상수지 흑자를 달성해야 하는 거시경제적 목표와 상충된다”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에서 경상수지 흑자는 매우 중요하나 이를 달성하려면 환율을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유지해야 하고, 이는 수출·내수간의 소득불균형을 유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소득불균형의 확대는 한국을 넘어 전지구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2000년대 후반 한국의 지니계수(Genie계수, 소득분배 불균형 지수)가 0.315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평균 0.310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 됐고, 소득상위 10%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4%로 상승했다. 이는 미국·영국·싱가폴보다는 낮으나 스웨덴 등 북유럽보다는 높다.

그는 “한국에서는 외환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수출 확대를 위한 경상수지 흑자 정책이 지속됐으며 정책당국은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을 수출에 유리하게끔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이에 따라 수출과 내수간 소득불균형이 발생했으며, 선진국들이 소득불균형 확대에 대응해 가계부채가 늘면서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인 것과 대조된다”고 분석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은 정책적 이유에 대해 첫째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의 뼈저린 경험으로 대외취약성을 줄이는 것이 정책당국의 최우선 순위가 된 것, 부족한 인구와 늦은 산업화 등 경제적 자원·환경이 불리한 것, 외환위기 이후 내수발전을 위한 개혁이 부진했다는 것을 들었다. 이같은 구조적 제약 아래서는 원화를 국제화하는 대신 지역통화로 남겨 글로벌 경기침체시 화폐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는 “경쟁력있는 실질실효환율을 통한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 소비자물가와 자산가격 상승 압력과 소득불균형 확대를 불가피하게 수반하게 되는데 이는 가계부채 증가의 근본적 수요측 요인”이라면서 “2011년 현재 기업 저축률이 20%로 사상 최대치인 반면 가계순저축률은 2.7로 하락했으며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56%로 미국, 유럽, 일본을 웃돈다”고 말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경상수지 적자를 초래하지 않고 내수 주도의 성장을 이루려면 서비스업, 자영업,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경쟁과 시장개방이 필요하나 이 경우 영세 자영업자와 노동자들이 힘들어지기에 정치적으로 매우 어려우며, 대선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선다고 해도 수출주도에서 내수 위주로 경제구조를 전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결국 경상수지 흑자 달성이라는 목표와 소득불균형 해소는 상충관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책 당국자들은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재정·시장제도는 소득불균형 해소로 가는 절충방안을 찾겠지만 그 효과는 일정부분 제약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 그는 “한국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성장률 이상으로 높아지기 어려울 것이며, 이는 원화의 국제화 없이 경상수지 흑자를 달성하려면 내수 부문이 구조적으로 성장하기 어렵고 이미 높은 가계부채 부담도 이를 제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3년 집권할 새 정부 역시 수출 주도형 경제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이며, 이에 따라 수출·소비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았다.

한국 수출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앞으로 더욱 커지겠지만 한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흑자 지속과 외환보유액 증가로 외환위기 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겠지만, 소득불균형과 맞물린 가계부채 부담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장기적으로 금융시스템·재정에 위협요인이 될 것으로 보았다.

주식시장은 수출주의 수익률이 내수주를 계속 상회(Outperform)할 것으로 보았고,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아시아지역 다른 국가 통화보다 높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채권시장에서 한국의 장기금리는 미국 장기채 금리 수준을 계속 따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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