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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민영화, 합병으로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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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인수 방식 바꿔 추진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정부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식으로 인수(Acquisitions) 대신 '합병(Mergers)'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우리금융의 민영화를 인수가 아닌 합병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은 뒤 6일 공적자금관리위원 및 매각자문사 관계자와 간담회를 열고 추후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합병은 대규모 인수자금을 마련하거나 금융지주법 시행령 개정과 같은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우리금융을 올해 민영화하기 위한 최적의 방식이라는 게 금융위의 판단이다. 

합병과 인수는 결합 방식이 다르다. 인수는 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다. 지난해 금융위가 추진한 우리금융 민영화 방식은 인수였다. 이 경우 인수 후보자들은 매각 대상 회사의 지분을 사들이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경영권 프리미엄'도 인수 방식을 택할 경우에만 받을 수 있다.

반면 합병은 두 회사가 하나로 합쳐지는 것을 말한다. 주식을 맞교환하는 '흡수합병'이 일반적이다. 합병 주체가 된 회사는 별도의 대금을 지불할 필요 없이 신주를 발행해 합병 대상 회사의 주식과 맞바꾼다. 이때 주식을 교환하는 비율은 상장회사인 경우 주식가치에 따라, 비상장회사인 경우 자산가치에 따라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
단 우리금융을 합병 방식으로 민영화할 경우 정부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을 수 없고, 정부 지분이 합병 회사에 남는 만큼 정부 지분을 모두 팔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금융위는 그러나 합병 이후에 정부 지분을 시장에서 블록세일 등의 방식으로 매각해서 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매각이 잘 되면 나중에 정부 지분을 팔아 크게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합병은 우리금융 민영화의 주요 전제인 공적자금의 최대 회수(경영권 프리미엄) 및 조속한 민영화 원칙에는 위배된다는 점에서 일종의 '궁여지책'이란 지적이다. 또한 시장 반응이 시큰둥해 합병이 가능할지 여부도 미지수다. 금융당국이 내심 유력한 합병 후보로 꼽고 있는 KB금융지주는 우리금융 합병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금융 인수를 추진했던 산은금융지주도 자체 기업공개(IPO) 추진에 집중하겠다는 반응이다. 산은금융 고위 관계자는 "당초 연내 200개로 늘리기로 했던 지점 계획도 135개로 줄였다"며 "지점 수를 줄이는 게 최근 추세인데 굳이 우리금융을 인수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산은금융은 최근 홍콩상하이은행(HSBC) 서울지점 인수 계약을 마무리 짓는 등 영업망 확충도 완료했다.

우리금융은 민영화 자체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아직 논의가 무르익지 않아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기 쉽지 않다"며 "단 금융위가 현실적인 합병 방안을 갖고 나온다면 민영화 추진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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