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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도박·담배 장사가 잘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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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장사 평균의 6배가 넘는 높은 이익을 낸 기업이 있다. 카지노 영업을 하는 강원랜드가 그 주인공. 매출 영업이익률이 38.6%로 상장사 평균(6.19%)의 6.2배에 이른다. 담배를 만들어 파는 KT&G의 영업이익률도 30.1%로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 NHN(28.89%)ㆍ엔씨소프트(22.18%)보다 높았다.

강원랜드와 KT&G가 기라성 같은 수출 대기업과 첨단 정보기술(IT) 업종을 제치고 영업이익률 1ㆍ2위에 등극한 현실은 씁쓸하다. 세계가 놀라는 첨단 제품을 개발한 것도,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서비스를 제공한 것도 아니다. 강원랜드는 합법적 도박장을 찾는 내국인에게 1000원어치의 칩을 팔아 386원의 이익을 냈다. KT&G는 국내 담배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국민의 정신적ㆍ육체적 건강을 위협하며 손쉽게 장사하는 독점 기업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업종을 사회적 이미지가 좋지 않다 해서 '죄악주(Sin Stock)'로 부른다. 카지노 영업과 담배 제조판매 외에 주류 제조업도 죄악주로 분류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1년 국민계정을 보면 2009년(-4.2%)ㆍ2010년(-2.2%) 이태 연속 줄었던 술ㆍ담배 소비가 지난해 1.1% 늘었다. 경기 불황 속에 빚이 불어난 가운데 취업난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 가계 불안이 술ㆍ담배를 더 찾도록 만든 것이다.

죄악주 업종의 소비가 늘어나는 가운데 관련 독점 기업이 높은 이익률을 기록하며 성장하는 사회를 건강하다고 볼 수는 없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이들 죄악주에 국민연금이 2005년부터 3조4568억원을 투자했다고 해 논란이 됐다. 더구나 폐광 지역 개발을 돕기 위해 설립된 공기업 강원랜드는 2000년 개장 이래 횡령, 불법 베팅 묵인, 몰래카메라 사기도박 등 비리로 얼룩져 왔다.

합법이라고 하지만 카지노 영업과 담배 판매는 사회적 논란의 대상이다. 관련 기업이 더욱 적극적으로 사회 공헌에 나서야 할 이유다. 도박중독 예방과 함께 중독자 치유, 흡연율을 낮추는 공익 사업에 더욱 큰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경마와 경륜, 경정, 로또를 포함한 복권 등 사행 산업을 운영하는 주체도 마찬가지다. 정부와 정치권도 경제 활성화와 사회 안정으로 국민이 사행성 도박과 술ㆍ담배에 덜 빠져들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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