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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사외이사 거수기 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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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사외이사란 전문 지식을 갖춘 외부인사를 회사 경영활동에 직접 참여시킴으로써 내부 경영진의 독단과 전횡을 막기 위한 제도다. 사외이사는 주로 법조계와 학계, 정관계 출신들이 선임된다. 쉽게 말해 한국 사회의 '파워엘리트'로 불리는 사람들이 국내 주요 대기업 및 금융회사의 사외이사로 선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부터 인지 모르지만 사외이사들이 '거수기'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파워 엘리트가 어쩌다 이런 비난을 자초하게 된 것일까.

이들의 활동 내역을 보면 그 답이 쉽게 나온다. 국내 4대 금융지주 회사로 꼽히는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해당 회사의 경영진 성과 평가 및 보상기준 등에 대한 의견을 똑같이 제시했다. 거의 100% 찬성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개인 사정에 의한 결석(불참)은 있어도 반대는 없다.
물론 이같은 현상이 국내 4대 금융지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품은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국내 금융지주(시중은행 및 지방은 포함) 사외이사의 약력에서 그 이유를 유추해 보자.
우선 은행 등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113명중 47%인 53명이 서울대 출신이다. 고려대도 18%에 달한다.

이들중 17%는 경기고를 졸업했다. 출생지로 보면 경상도가 32%로 가장 많다. 즉 경상도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대를 나온 사람이 주로 은행권의 사외이사에 선임됐다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 해외유학은 옵션이다.
경영진과 학연(學緣)ㆍ지연(地緣)의 인맥관계가 형성돼 있는 만큼 경영진과 엇비슷한 사고를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물론 다 그렇다고 간주할 수 없지만)
경영진 입장에서 보면 학연과 지연으로 얽힌 사외이사진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찬성을 이끌어 내는 확실한 방아쇠인 셈이다.

또 사외이사에게 지급되는 '짭짤한 보수'가 학연ㆍ지연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엮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4대 지주 사외이사의 평균 보수는 5600만원에 달한다. 사외이사 보수는 경영진이 내 친구, 내 동창, 내 고향사람을 밀어주기에 충분한 금액이다. 5600만원이면 웬만한 대기업 과장급 연봉에 해당된다. 사외이사 입장에서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기자는 은행권에 몸을 담고 있는 사외이사분들을 결코 폄훼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다만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왜 사외이사가 '거수기'라는 비난과 비판을 받고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사회 구성원 모두 같은 생각, 같은 사고를 하다면 그 사회가 과연 발전할 수 있을까.

또 한 사회(회사)를 이끄는 파워 엘리트 집단이 모두 유사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과연 그 사회를 올바르게 이끌 수 있을까하는 의문말이다.
문화와 종교, 교육, 경제 수준 등의 차이를 넘어 근본적으로 서로의 다른 점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 즉 다양성이 존재하고 그 다양성이 수용되는 사회가 건전한 경제 및 사회발전을 이끈다고 기자는 배웠다.



조영신 기자 as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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