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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그들은 천안함 2주기 오늘 무엇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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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기자의 사촌 동생은 해군 부사관이다. 부사관을 지원할때 나에게 찾아와 "큰 바다를 지키고 싶다"며 "명절에 자주 못오더라도 이해해달라"고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아무말 없이 어깨를 두드리며 "열심히 하라"는 말 한마디만 건넸다. 4년전 일이다.

결국 동생은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에 탑승했고 소말리아 파병도 두번을 다녀왔다. 지금은 작은 함정에서 임무를 수행중이다. 그동안 동생과는 국방부 출입기자라는 이유로 오해를 살까 제대로 연락도 못했다. 동생에게 미안할 뿐이다.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동생이 자랑스럽다. 동생의 부대에서 여명작전을 성공시켰고 동생이 있기에 내가 이렇게 편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가슴 아픈 일도 있었다. 2년 전 오늘, 북한 어뢰의 천안함 폭침으로 46용사를 잃었을 때다. 그날은 "입대 잘했다"고 말한 내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을 포함한 국회의원들도 나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국회의원들은 여야라는 입장의 차이 때문에 당시의 초심을 잃은 듯하다.

국회의원들은 지난해 6월 상정한 국방개혁안을 8개월째 표류시키다 지난 2월 전체회의에서도 처리시키지 못했다. 국방개혁안이 표류하면 오는 2015년 12월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이후 군 작전에서의 차질이 불가피한데도 불구하고 외면했다. 결국 이번 국회에서는 국회 통과가 불가능해졌고 19대 국회에서 재논의를 거쳐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들에겐 국가 안보보다 해안 바위가 더 소중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급기야 정치권 아이콘으로 떠 오른 한 여성은 대한민국 해군을 해적(海賊)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러는 사이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용할 수 있는 장거리 로켓 '광명성 3호'를 개발해 발사 준비에 들어갔다.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아랑곳 없다.

국민을 위해, 국가를 위해, 국권을 위해 나선 다는 이들. 천안함 2주기인 오늘, 이들의 일정이 궁금해진다. 천안함 1주기때처럼 언론의 주목을 받는 추모식장일까? 뱃지를 위한 일정일까?

대한민국은 1953년 정전(停戰) 후 60년간 부분적으로 '구멍'이 뚫리긴 했지만 큰 틀에선 안보를 지켜냈다. 정전 직후 이승만 대통령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해 안보의 기초를 닦았다. 한미동맹은 전쟁 억지(抑止)의 강력한 수단이었다. 이 때문에 1955년 65달러이던 1인당 연간소득을 2만 달러까지 올려놓은 기적이 가능했다.

역사가 말해주듯 우리는 그동안 안보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껴왔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안보를 위해 젊음을 바치고 있는 동생에게 더 미안해진다. 오늘도 기자는 동생에게 전화를 걸지 못하고 전화기만 만지작 거리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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