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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GO" 임성기 회장의 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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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많이 벌었다. 지금 와서 패를 던진다고 뭐라 할 사람도 없다. 그런데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고(GO)'를 외친다.

창립 40년, 제약회사 역사 치곤 짧은 시간이다. 80년을 훌쩍 넘긴 여러 선배들을 제치고 업계 2위 자리도 올라봤다. 지금까진 말 그대로 순항이었다.
너무 빨리 달린 탓인가, 위기를 느낄 새도 없이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회사 차리고 처음 당한 '적자'의 경험은 그의 자존심을 긁었다. 안간힘을 썼지만 상대는 너무 강했다. 1년 후 두 번째 적자 성적표가 그의 손에 쥐어졌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하는 제약산업 대책은 마치 한미약품을 타깃으로 한 양, 하나하나가 모두 악재였다. 주가는 떨어지고 업계 순위는 5위까지 밀렸다. 시장은 단기적인 해결책을 요구했다. 임 회장은 그 방법도 잘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그만큼 약을 잘 팔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는 과거로의 회귀를 거부했다. 비기는 승부보단 승패가 갈리는 싸움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승부수를 던졌다. 한미약품은 8일 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이 돈은 모두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등에 쓰일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항암제, 당뇨병치료제 등 신약후보 10여개를 개발하고 있다. 단계상 가장 빠른 것이 당뇨병치료제인데 빨라야 3년후 상품화가 가능하다.
신약개발은 후반부로 갈수록 투자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그래서 가능성이 좀 낮아 보이거나 너무 초기 단계인 것들은 정리해야 한다. '똘똘한 놈'들을 살리려면 말이다.

당장 영업적자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그럴 필요가 있다. 매출액 대비 14%, 금액으로는 800억원이 넘는 연구개발비는 업계 1위다. 이를 적정 수준으로 조절해야 한다. 경쟁사인 동아제약이나 녹십자는 7% 수준이다.
'누가 뭐래도 GO" 임성기 회장의 뚝심 원본보기 아이콘

이번 회사채 발행은 임 회장이 어떤 선택을 했느냐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미약품은 올 해 연구개발비를 지난해 수준이거나 조금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임 회장을 제약업계는 '걱정반 기대반' 시선으로 바라본다. 신약으로 돈을 벌 때까지, 즉 '대박'이 날 때까지 과연 버틸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리베이트 쌍벌제, 복제약 가격인하, 한미FTA 등 외부 조건은 모두 한미약품에게 치명타다.

반면 기대감은 다소 막연하다. "잘 될 것 같다"는 정도다. 몇 가지는 가시적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결국 '해피앤딩'이 되려면 세계 시장에서의 성공이 필수 조건이다. 신약개발은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어떤 것도 장담할 수 없는 모험이다.

임 회장은 한미약품의 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2010년 초, 이렇게 말했다. "아무도 가지 않는 험난한 길이기에 그 여정은 외롭지만 결실만은 보람찰 것이다." 한미약품과 한국 제약산업의 미래가 걸렸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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