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일부 언론은 "올해 인도 경제가 6% 이하의 성장률을 나타내 1970ㆍ80년대 수준으로 굴러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인도 경제가 1991년 개방 이전의 저성장 시대로 돌아갈 것이란 말이다. 이들 기사만 보면 인도 경제가 조만간 큰 위기에 빠질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증시 폭락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인도 증시는 약 24% 떨어졌다. 그러나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 비해 여전히 2배 가까이 오른 상태이고, 특히 새해 들어선 16%나 급상승했다. 즉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은 지난해 상황을 근거로 기사를 쓰고 있다.
고물가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인도 물가는 지난 2년간 9% 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10년 3월부터 연속 13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린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인도 물가는 지난해 말부터 빠른 하락세다. 지난해 12월 7.47%를 기록한 후 지난 1월에는 6.55% 상승에 그쳤다.
그러나 인도에의 FDI는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해 4~11월 8개월간 228억달러가 유입돼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62%나 급증했다. 이달 말 끝나는 2011년 회계연도 FDI는 35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점쳐진다.
고질적 부정부패 문제도 흔히 인도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다. 부정부패는 개발도상국에선 흔한 문제로, 심지어 이탈리아 같은 일부 선진국에서도 심각한 구조적 부패를 목격할 수 있다.
반면 앞으로 예의 주시해야 할 인도 경제의 주요 문제점은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다. 이들은 과거 인도 경제를 위기에 빠뜨렸던 주범이다. 인도 정부는 올해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4.6%, 무역적자는 3.6% 내로 묶어두려 한다. 과거 추세로 볼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높은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 다른 불안요인과 결합할 경우 위험할 수도 있다.
인도 경제는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가 얽히고설킨 '맛살라 경제'다. 그럼에도 1991년 개방 이후 높은 성장을 구가해 왔다. 문제가 적지는 않지만 단기적 지표들만 보고 곧 위기가 닥칠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인도 경제를 중장기적으로 차분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오화석 인도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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