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1조달러 달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산업자원 협력은 새로운 틀로의 이행을 요구받고 있다. 이탈리아나 영국과 같이 산업 기반의 취약성으로 인해 다시 무역 1조달러 아래로 추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비전과 목표에 맞는 산업자원 협력이 필요하다.
패러다임 변화의 또 하나의 방향은 통상의 개념이 단순한 협상에서 협력의 개념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한편으로 우리나라 산업 구조가 고도화되면서 부가가치가 낮은 표준화 제품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복합재나 시스템재로 수출의 중심이 이동하는 경향을 반영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신흥국의 부상으로 원전, 자원개발, 플랜트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와 연관된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수출 시장에서 협력을 기초로 한 전략적 해외 시장 경영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높은 투자율과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붐이 창출하는 건설 시장에 주목하고 자원개발과 플랜트 건설을 연계하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메가 프로젝트 시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해외 플랜트 수주액은 2002년 100억달러에서 작년 649억달러로 급증해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신흥국이나 선진국에 걸친 전략적 해외 경영의 성공을 위한 열쇠는 양질의 정보를 선점하고, 정부 간 협력 채널을 강화하며 민간과 정부의 보다 밀접한 협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 특히 해외 각국에 파견돼 정보 수집뿐만 아니라 정부 간 협력, 정부와 민간의 협력을 위한 조정자 역할을 하는 상무관과 에너지관들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성이 크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산업자원 협력을 위해서는 주재국의 다양한 정보를 사전에 접수해 지식경제부와 공유하고 주재국 투자청 및 에너지ㆍ자원 분야 관청과의 다양한 형태의 네트워킹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6~9일 지경부에서 시행하는 세계 40여개국에 파견 중인 상무관과 에너지관의 교육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산업자원 협력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시기적절한 행사다. 이번 행사가 무역대국 달성을 위한 그 역할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다. 특히 에너지원 확보와 신시장 개척을 위해 중남미ㆍ아프리카 지역에서, 때로는 가족과의 생이별을 마다하지 않고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하는 에너지관들의 노고가 인정받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