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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고 싶은 책 ⑧]페이터의 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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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고 싶은 책 ⑧]페이터의 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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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페이터의 산문/ 페이터 지음/ 이성호 옮김/ 범우사/ 2800원

'무엇보다도 플라비안은 그에게 재기발랄한 글들을 소개해 줬다. 이런 글들은 그들 지성의 빛이 돼 어두운 곳을 밝혀 줬으며 기도를 드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곤 했다.'
아름답다고 표현해야 할까. 월터 페이터의 글은 그렇다.

'페이터의 산문'을 우리말로 옮긴 이성호씨는 '이 책을 읽는 분에게'라는 글에서 "페이터는 미(美)가 인생 최고의 선(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한다.

이씨는 여기서 또 "페이터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플라톤과 괴테였을 것"이라면서 "그는 이들에게서 받은 사상적 영향을 예술의 미적 탐구에만 국한시켰다"고 전한다.
'페이터의 산문'엔 '지식의 나무'와 '상상의 초상'을 비롯한 그의 글 10편이 담겨있다. 그 가운데 '지식의 나무'만 봐도 미를 추구했던 페이터의 작품 세계를 잘 알 수 있다.

이 대목을 보라. '주변에 나타나는 모든 일은 천년 전 영웅시대의 전설보다 결코 아름다움이 뒤지지 않고 모든 인간사는, 그것이 어루만지는 모든 것을 순간적인 아름다움으로 장식하는 것이었기에 비록 내일 모레면 사그라질 유행이라 하더라도 여기에는 아름다움이 있었으니, 이것 역시 마리우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매력이요, 즐거움이었다.'

'지식의 나무'에는 두 청년이 등장한다. 마리우스와 플라비안이다. 마리우스는 플라비안이 지닌 지식의 깊이를 동경한다. 두 사람의 관계가 점점 가까워지면서 마리우스는 플라비안의 지성을 배우고, 또 공유한다. 페이터의 표현에 따르면 플라비안은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꽃을 사랑하고, 훌륭한 모든 자연물과는 천성적으로 밀접한 놀라운 젊은이'였다.

페이터가 마리우스와 플라비안의 이야기에서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는 맨 마지막 문장에서 드러난다. 페이터는 '지식의 나무'를 마무리하면서 '우리의 현대 교육이 최선의 상태에서 진실로 우리에게 어떤 사물을 이상화하는 힘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흔히 우연히 손에 들어온 책에 의한 경우가 많다. 마리우스와 그의 친구의 경우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썼다.

'지식의 나무'에서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금욕주의', '순교자', '상상의 초상' 등으로 이어지는 페이터만의 미의 세계가 궁금하다면, '페이터의 산문'을 권한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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