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청소아줌마에게도 봄은 오는가
고려대, 연세대, 경희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 5개 대학 청소노동자들 29일 임금협상 집회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스타벅스 커피 5000원, 빅맥세트 5800원, 그런데 청소노동자 시급이 4700원?'
서울 신촌동 연세대학교 백양로에 붙여진 플래카드다. 3월 개강을 앞두고 새내기들을 맞이 하기 위해 분주한 청소노동자들의 속타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경희대와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 전국공공노조 서경지부 소속 5개 대학의 청소노동자 1100여명은 29일 오후 3시 연세대 백양로 삼거리에 모여서 시급인상을 촉구한다. 고려대 병원 청소노동자들도 가세한다.
학교 내 '청소아줌마', '청소아저씨'들은 4600원인 시급을 5300~5400원으로 올려줄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현재의 시급은 2011년 최저시급 4320원보다 고작 280원 높은 수준으로 한 달 꼬박 일해도 90만원 안팎을 손에 쥐며 주말에 추가 근무를 해야 간신히 100만원을 넘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고려대에서 8년째 청소를 하고 있는 A씨는 "새벽 5시30분까지 출근해 30분간 업무 준비를 하고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담당구역인 고려대 도서관을 청소한다"면서 "협상이 잘 마무리돼 다만 시급 5000원이라도 올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을 고용한 용역업체들은 지난해보다 100원 오른 4700원을 제시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한 '청소아줌마'는 "새벽에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나오는데 교통 요금이 150원 올랐는데 100원 오르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물었다.
공공운수노조는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14일까지 시급 5410원을 요구하며 용역업체 13곳과 10차례 집단교섭을 진행했다"면서 "업체들이 자신들의 임금안을 고수해 교섭이 결렬됐다"고 말했다.
권태훈 공공운수노조 쟁의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은 "용역업체들이 학교들과 일방으로 계약을 맺고 이를 청소노동자들에게 통보하는 식"이라면서 "현재 임금협상은 용역업체와 하고 있지만 향후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대학들과도 교섭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권 실장은 "협상이 잘 풀리지 않게 되면 연대파업도 염두해 두고 있다"고 말했다.
5개 대학 총학생회도 청소노동자들의 집회에 힘을 실어줄 계획이다. 고대 총학생회도 홈페이지에서 "새벽 일찍 나와 우리의 환경을 깨끗하게 청소해주시는 청소노동자들의 임금이 최저임금에 준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대학측은 "입찰을 통해 용역업체를 선정하고 이 업체들이 청소노동자들을 고용하는 만큼 대학이 청소노동자들의 시급을 인상해줄 의무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같은 의견차이로 집회는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29일 연대에서 시작해 3월8일에는 홍익대로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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