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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조사나선 '골프보험 사기' 어떻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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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홀인원만 6번 했다며 보험금 3000만원 받아
골프장 기록에도 없는 홀인원으로 보험금 타내기도
2008년 이후 해당 상품 평균손해율 110%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금융감독원이 골프보험 가입자의 홀인원 보험금 부당청구 행위에 대해 집중 조사에 나선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경기 내용을 조작하는 등 도를 넘는 사기 혐의가 속속 포착된데 따른 것이다.

22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홀인원으로 지급된 보험금은 384억원(1만 1615건)으로 평균 손해율이 110%에 달했다. 이 기간 동안 3회 이상 홀인원을 한 가입자는 67명(264건)으로 총 8억 96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아갔다. 평생 한 번도 힘들다는 홀인원을 매년 했다며 보험금을 청구한 셈이다.
골프보험은 피보험자가 골프 도중 상해를 입거나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 보상하고, 홀인원 또는 알바트로스를 했을 때 축하금 형태의 보험금을 받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국내 14개 손해보험사 대부분이 배상책임과 홀인원 비용을 담보로 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형 손보사의 경우 연간 10만원 정도의 보험료를 내는 가입자가 골프 중 홀인원을 하면 수백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해 증정기념품 구입비, 축화회비, 기념식수 비용, 동반 캐디 축의금 등을 충당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 도중 상해사망 또는 후유장해 때 최대 2억원을 보상받고, 가입 금액 한도 내에서 일반 상해 치료 비용을 실비로 받을 수 있다. 약관에 기재된 골프용품 도난 파손 때도 최대 500만원 보상금이 지급된다.

이러한 구조 탓에 처음 골프보험이 등장했을 때 보험금 부당 청구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금감원이 보험사기인지시스템 전산자료와 보험금 지급서류를 토대로 들춰낸 사기 의심행위를 들여다보면 이 같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법이 동원되고 있다.
실제로 보험가입자 A씨는 골프보험 가입 하루 만에 홀인원을 하는 등 1년 동안 총 6회 홀인원 달성해 35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또 다른 가입자 B씨는 5개월 동안 같은 골프장에서 세 차례 홀인원을 해 2000만원의 보험금을 탔는데 그 중 두 번이 캐디와 동반자가 동일해 조사 대상이 됐다.

골프장 기록에도 없는 이른바 '유령 홀인원'으로 보험금을 타내기도 했다. 피보험자 C씨는 같은 골프장에서 다섯 차례 홀인원 대기록으로 보험금 2500만원을 수령했지만, 정작 해당 골프장 홈페이지 명예의 전당에는 단 한 차례 홀인원 기록이 등재됐다.

박종각 금감원 보험조사실 팀장은 "캐디, 동반 플레이어와 짜고 홀인원 인증서를 위조해 보험금을 청구하고 있다는 제보가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며 "조직적으로 경기 내용을 조작하는 사례에 대해서는 수사기관과 협조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보험사기 의심 행위에 대해 보험범죄신고센터 전화(1332)와 홈페이지(http://insucop.fss.or.kr)를 통해 접수받고 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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