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빵값' 본사선 안된다는데 가맹점서 몰래 인상
▲파리바게뜨에서 판매하는 크림치즈호두빵. 종로점에서는 지난해 말 2800원에 팔던 이 제품을 3100원으로 올렸다. 종로점 직원은 "본사에서 권고하는 가격이 원래 3100원이었는데 그동안 이보다 낮게 받았던 것"이라며"제 값대로 받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원본보기 아이콘파리바게뜨 종로점은 지난해 말 '크림치즈호두빵'을 2800원에서 3100원으로 인상했으며 교대점은 올 1월 일부 제품에 한해 100~200원씩 올려 받고 있다. 교대점 직원은 "상권 특성상 학생들이 많아서 그동안 가격 인상요인이 있을 때에도 올리지 않고 매장에서 흡수해왔다"며 "계속 부담을 떠안을 수 없어서 지난 달부터 가격을 조금씩 올렸다"고 말했다.
뚜레쥬르 가맹점들도 마찬가지다. 뚜레쥬르 대림동점은 미니치즈롤 가격을 지난해 10월 2000원에서 200원 올리는 등 두 세 품목에 한해 100~200원씩 인상했다. 같은 제품이라도 매장마다 가격이 다른 경우도 있다. 베이비슈의 경우, 대방역점에서는 개당 400원이지만 신대방역점에서는 500원이다. 임대료 인상 등에 따라 변동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가격 인상 요인이 상당하지만 본사에서 모든 부담을 떠안고 가고 있다"며 "각 가맹점에서 인상하는 것은 본사에서 관여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뚜레쥬르 관계자 역시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가격을 올릴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가격 인상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각 가맹점들이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것은 본사가 각 가맹점에 대한 가격 규제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본사에서는 각 가맹점에 권고하는 권장가격이 있지만 이 가격은 말 그대로 '권장'만 할 수 있어서 강제적인 성격을 띠지는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각 가맹점끼리 가격을 같이 할 경우 오히려 담합으로 걸릴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각 매장마다 가격차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의 경우 전국 3100여개의 매장 중 본사 직영으로 운영되는 매장은 40여개 미만이다. 뚜레쥬르도 전국 1400여개 매장 중 직영점이 30개가 채 안 된다.
오주연 기자 moon17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