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이전을 10개월 앞두고 통계청 등 대전정부청사에 입주해 있는 공무원들이 바빠졌다. 생활 터전을 통째로 옮겨야 하는 과천 공무원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근무하는 한 과장급 공무원은 "최근 들어 과천에 있는 동료들로부터 통계청 이전 초기에 대한 생활 질문들을 많이 받는다"면서 "절대 서울에 있는 집은 팔고 내려오지 말라고 얘기해준다"고 말했다. 대전청사 이전 당시 팔고 온 서울의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지만, 새로 구입한 대전의 집값은 거의 움직임이 없었던 '경험'에 기초한 충고다.
대전청사에 입주해 있는 철도공사 직원들은 이전 초기 서울 근무 당시보다 퇴근시간이 크게 늦어지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자녀들이 아직 어리고 신혼초반인 젊은 직원들은 가족단위로 이전하지만, 중고생 자녀를 둔 과장급 이상 간부들이 '기러기 아빠'가 되면서 상사 눈치를 보느라 퇴근을 못했다는 것. 그래서 당시 철도공사 모 국에선 과장급이 돌아가면 조를 짜서 국장과 저녁을 먹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세종시로 이전하면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겠느냐"며 "텅 빈 집으로 혼자 퇴근해야하는 간부들 때문에 회식이 늘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과천청사 이전 초기에도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나마 (서울)사당과 가까워 퇴근 후 사당 근처에 포장마차가 즐비했다"며 "세종시도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추려면 5~6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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