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만 있지 '가난하게' 사는 가구의 형편은 집값이 비싼 수도권에서 더 어렵다. 수도권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250%로 비수도권(110%)의 두 배를 넘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0년 기준 하우스 푸어를 157만가구로 분석했다. 전체 가구의 10%에 해당한다. 부채와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 지난해 하우스 푸어는 더 늘어났을 것이다.
하우스 푸어 대부분은 수도권에 살면서 아파트를 가진 30ㆍ40대 중산층이다. 경기회복이 더딜수록 대출 부담을 견디지 못한 이들이 집을 내놓고 이것이 집값을 더 떨어뜨리는 악순환에 빠진다. 그 결과 하우스 푸어가 빈곤층으로 전락하면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내수가 위축될 것이다.
정부는 집값 및 전ㆍ월세 가격 안정과 함께 급격한 금리 조정을 자제하는 등 가계부채 총량을 슬기롭게 관리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서울시 등 지자체가 부동산 정책에 엇박자를 내는 등 시장에 혼선을 주어서도 곤란하다. 금융기관은 가계대출의 거치ㆍ상환 기한을 연장하고 고정금리 대출로 바꾸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가계도 스스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해답은 빠른 경기회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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