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달가슴곰 식구가 늘어났어요"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지리산 반달가슴곰 식구가 늘어났다. 2012년 새해 첫 달, 수컷 두 마리가 새로 태어났다.

12일 환경부에 따르면 2007년 방사된 어미곰이 지난 1월 지리산에서 수컷 새끼 두 마리를 낳았다. 정우진 국립공원종복원센터 복원연구팀장은 "발신기를 교체하려고 어미곰을 포획해 마취하는데 새끼 울음소리가 들렸다"고 설명했다. 국립공원종복원센터는 매년 곰 동면기간에 반달곰에게 부착한 추적용 발신기 배터리를 교체한다. 올해 연구원들이 이같은 포획 과정에서 새끼곰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정 팀장은 "어미를 마취하는 동안 어린 새끼들이 어미 품을 못 떠나고 주변에서 맴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새로 태어난 반달가슴곰 새끼 두 마리의 모습

수컷 두 마리는 각각 몸길이 25cm, 몸무게 600g정도로 건강한 상태다.

이로서 지리산에는 반달가슴곰 25마리가 살게 됐다. 특히 이번 출산은 서울대공원에서 기증받은 새끼 곰을 지리산에 방사해 얻은 첫 새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에서 태어난 곰이 기존 방사 곰과 교미해 출산한 첫 사례라는 설명이다.

국립공원종복원센터가 지리산에 처음 곰을 방사한 것은 2004년이었다. 연해주에서 들여 온 곰 여섯마리가 지리산으로 풀려났다. 2009년부터는 매년 방사한 어미 곰들이 새끼를 출산하고 있다. 반달가슴곰들이 자연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는 신호다. 정 팀장은 "방사의 성공을 가르는 첫번째 조건은 스스로 먹이를 구해 생존하는 것이며 두번째는 동면"이라며 "마지막이 자연 개체들끼리 번식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종달 국립공원종복원센터장은 “현재 지리산에는 반달곰들이 곳곳에서 동면하고 있고 출산한 곰의 경우 더욱 예민하다”며 “어미 곰이 큰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새끼의 생존 여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큰 소리를 내지 말고 샛길 이용을 자제하는 등 협조가 필요하다"고 탐방객과 지역주민의 협조를 당부했다.

김수진 기자 s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