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어 기업들의 자금조달 사정이 좋아진 것 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유럽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디폴트(채무불이행) 먹구름이 가득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 보도했다.
회사채 시장 뿐 아니라 기업들의 은행 대출 시장까지 포함한다면 기업들의 디폴트 비율은 더 높아진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은행 빚 까지 포함할 경우 투기등급 기업들의 디폴트 비율이 연말 6.1% 수준으로 올라가고, 글로벌 경제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8.4%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들이 금리인하에 나서고 있지만 대출 심사 조건이 예전보다 더 까다로워지고 있어 유럽 기업들의 디폴트 위험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 만큼 심각해 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인 알바레즈 앤 마살(Alvarez & Marsal)의 피터 브리그 구조조정 담당 고문은 "지금 같은 경제환경 속에서 기업을 운영하기는 힘이 들지만 은행들은 대출 대상자 선별에 더 까다롭게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일부 대기업들은 되레 위기 상황 속에서 비용절감에 나서고 현금을 쌓아두면서 이익 대비 순부채 비율을 1990년대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낮춰 놓았다. 그러나 이것은 소수 대기업들의 얘기다. 런던 소재 자산운용사 골드브릿지 자료에 따르면 유럽 400대 비금융권 기업들이 축적한 현금은 6090억유로에 이르지만 이 현금의 절반 이상은 대기업 35곳에 집중돼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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