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부모세대, 다시 생업전선으로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생산가능인구의 최상단 연령층인 50, 60대가 은퇴 뒤 다시 생업 전선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해 55세부터 64세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세계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4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자식들 뒷바라지에 인생 2막을 준비할 틈이 없었다는 얘기다. 청년들의 구직난이 심각해 은퇴 뒤까지 자식들의 용돈을 대는 고령층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과 고용노동부의 통계를 보면, 지난해 15세부터 64세 사이 생산가능인구 중 55~64세 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3.7%에 다다랐다. 해당 연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지난 2000년 59.5% 이후 줄곧 59~60% 사이를 맴돌았지만, 세계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62.0%로 치솟았고, 지난해 4년 만에 63%를 넘어섰다.
해당 세대는 1950년 한국전쟁 전후 태어나 성장 드라이브를 걸던 1970~80년대에 산업을 일으킨 주인공들이다. 이제는 일선에서 한 발 물러나 쉴 나이지만, 이들은 여전히 밥벌이에서 자유롭지 않다. 은퇴 이후를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의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은퇴한 50대 이상의 고령자 10명 중 7명은 '노후 준비가 전혀 안 돼있다'고 답했다. 높은 사교육비를 대면서 자녀를 대학에 보내는 사이 '은퇴 이후 비상금'을 마련할 여유가 없었다는 얘기다.
청년들의 구직난도 이들을 쉬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다. 장성한 자녀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시기가 늦어지면서 취업 준비를 위한 교육비나 용돈을 대는 집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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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들 부모 세대가 대개 '나쁜 일자리'로 내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은퇴 이후 고령층이 몰리는 일자리는 젊은 세대가 꺼리는 비정규직이나 3D 업종인 경우가 많다. 퇴직금을 털어 자영업을 시작하는 경우도 상당하지만, 성공 사례는 열에 하나, 둘 정도여서 '노인 빈곤층'으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관련 통계를 보면, 지난해 10월 현재 50대 이상 고령층의 '구멍가게 사장님'은 310만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보였다. 기획재정부가 펴낸 '2011년 국가경쟁력 보고서'에서도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청년 고용률은 뒤에서 여섯번 째였고, 불안정한 일자리인 자영업 비중이 30개국 중 네 번째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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