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도 국격이다 (하)
보행법 국회 의결,,사회적 비용 수천억 절감 효과 기대
운전중 멀티미디어 기기 사용 제재 실효성 높여야
과속, 신호위반도 위험운전사상죄 적용 대상 확대를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지난해 말 국내 교통문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지난 2010년 정부가 발의한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이하 보행법)이다. 이 법에는 각 지방자치단체장이 보행 환경 실태조사를 통해 5년 단위의 기본계획과 1년 단위 실행계획을 수립해 보행자 환경을 개선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보행자 사망비중 OECD 평균 두 배=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보행자 안전은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했다. 도로가 차량 위주로 설계된 탓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 말 현재 국내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36.4%가 길을 걷다 자동차사고를 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치인 17.8%의 두 배가 넘는다. 이 가운데 도로를 횡단하다 변을 당한 사례가 60%에 육박했다.
모 대형손보사 자동차팀장은 "교통안전시설 및 노약자 보호구간 설정 등 인프라 구축 미흡, 과속 및 신호 준수에 대한 운전자 마인드 부족이 낳은 부끄러운 수치"라며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보행법이 시행되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유발 잠재 운전까지 단속해야=보행법 시행과 함께 교통사고를 근절할 수 있는 제재 수단을 대폭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음주운전, 과속, 신호위반 등 위법자에 대한 처벌은 물론 운전중 해찰행위 등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원인까지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운전 중 각종 멀티미디어기기를 사용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운전 중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기기 사용을 금지했지만, 처벌 규정을 담은 법이 없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음주운전 혈중알콜농도 기준도 높여야한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본도 지난 2002년 관련 법을 고쳐 음주운전 혈중알콜농도 기준을 0.05%에서 0.03%로 높인 이후 교통사고 사망자가 50% 가까이 줄었다"며 "운전자 연령, 직업 별로 혈중알콜농도를 차등 적용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음주운전 사망 사고에 대해 적용되는 '위험운전치사상죄'를 과속, 신호위반 등 위법 운전행위에 대해 폭넓게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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