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민간경력자 5급 일괄채용'에 최은진씨 해사안전정책 부문 합격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정부의 정책이 대형 선박 위주로 돼 있고, 중소형 선박의 실정에 맞는 정책이 없어 현장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앞으로 대형과 중소형을 균형 있게 다루는 정책을 내보이고 싶다."


올해 최초로 시행된 '민간경력자 5급 일괄채용'에서 해사안전정책 부문에 합격한 최은진(36세·사진)씨의 포부다. 최 씨는 오는 6월 출산을 앞두고 겹경사를 맞이하게 됐다.

항해 및 선박 관리 현장 경험만 12년째인 베테랑 최 씨는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이번 시험에서 필기·서류전형·면접 등 3차에 걸친 시험을 무사히 통과해 공직사회에 진출하게 됐다. 이번 시험은 원서접수에만 총 3313명이 몰려 경쟁률이 평균 32.5대 1을 기록했다.


최 씨가 처음 '해양' 분야에 발을 내딛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한 계기에서다. 원래 목표로 했던 대학의 전공은 성적 때문에 갈 형편이 못됐다. 두꺼운 대학진학진로서적을 펼쳐놓고 '어디를 가야하나' 고민하던 중 한국해양대 관련 입시자료를 보고 지원을 결심했다.

그러나 우연이 운명이 됐다. 1984년 한국해양대에 입학한 최 씨는 졸업과 동시에 현대상선에 입사했다. 1998년부터 6년 8개월을 원양 대형상선을 타고 전세계를 떠돌았다. 주로 유럽과 아시아, 호주 등을 항해했고, 남미·미주 등 안 가본 데가 거의 없다. 한 번 배를 타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2개월을 배 안에서 지냈다.


최 씨는 "해양 부문에서는 어디를 가든 승선경력이 있어야 인정을 받는다"며 "후배들이 힘들고 많은 희생이 따른다는 이유로 배 타는 것을 피하는 데 오히려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아직도 작은 어선의 경우 여자들이 배를 타는 것을 금기로 여기기도 한다"며 "그러나 나보다 두 해 먼저 1996년에 여자 선배가 최초로 대형 어선을 탔듯이 계속 여성들이 진출하다보면 편견은 깨지게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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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씨는 배 위에서의 생활이 외롭고 체력적으로 힘든 일도 있었지만 즐거웠다고 회상한다. 즐기면서 타다 보니 현대상선 재직 시절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여성 1등 항해사로 승진도 했다. 이후 2006년 5월부터는 선박안전기술공단에 입사해 우리나라 최초의 현장 여성 선박검사원으로 어선과 중소형 선박의 검사 업무를 맡고 있다.


이제 현장의 경험을 살려 정책을 만드는 입장이 된 최 씨는 "쟁쟁한 분들이 많아서 내가 될 것이란 생각도 못했다"면서도 "대형과 중소형 선박의 정책을 균형 있게 마련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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