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테마주 '악몽의 기억'
2007년 손학규 테마주 상폐, MB 이화공영도 하락 거듭
전문가 "올해도 과열" 우려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개인 투자자 A씨는 5년전 대선 테마주에 대한 악몽을 잊을 수 없다. A씨는 대통령선거가 가까워 오던 2007년 중반, 당시 '손학규테마주'로 꼽혔던 IC코퍼레이션을 단기투자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손학규 의원이 민주당 대선후보에서 탈락하면서 주가가 급전직하했다. A씨는 매도 타이밍을 놓쳐 남은 주식을 어쩔 수없이 장기보유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결국 상장폐지까지 됐다. 정리매매도 하지 못한 A씨는 그대로 투자금을 날려야 했다. 그는 올해도 대선 테마주가 극성이지만 쳐다도 보지 않는다.
최근 대통령선거 예상후보를 둘러싼 정치 테마주가 급등락하는 가운데, 지난 17대 대선에서 반짝했던 대선 테마주가 막상 선거 이후 주가 폭락과 거래량 감소로 시장에서 외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거래소와 업계에 따르면 국영지앤엠은 2007년 당시 손학규 의원과 이 회사 대표가 대학동문이라는 이유로 대선 테마주로 분류됐다. 1000원대였던 주가가 손 의원이 대선후보에서 탈락하기 직전까지 6개월간 9배가량 급등했다. 하지만 반짝했던 이 회사 주가는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정동영 의원으로 결정되면서 오히려 주가가 급등 이전 수준보다 더 떨어졌다. 지난 5년동안 1000원대 미만에서 거래되던 이 기업 주가는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자 또 꿈틀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관련한 테마주도 비슷한 처지다. 2007년 당시 대운하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주목을 받았던 이화공영은 '이명박테마주'로 엮여 1년간 6000% 급증했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 됐지만 추가 상승 기대감이 없어진 주가는 하락을 거듭했다. 이화공영은 급등 이전 수준인 2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량도 하루에 한창때의 10분의 1인 10만주가 안 되는 날이 대부분이다.
이 밖에도 정동영 당시 대통령 후보 관련 테마주였던 미주레일은 일신산업개발로 이름을 바꿨다. 최고 5000원에 육박했던 주가는 최저가를 연일 갱신하면서 현재는 140원대에 머물고 있다. 같은 테마주에 묶여있던 폴켐은 지난 2010년에 상장폐지 됐다.
정치 테마주는 실적이 뒷받침 하지 않는 상황에서 인맥이나 관련 인물의 발언으로 급등한다. 자연히 이슈가 사라지면 투자자의 관심이 멀어지면서 주가도 되돌림표를 찍는다.
그러나 증권가의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개미들도 대선 테마주가 5년마다 한번씩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을 정도"라며 "투기세력 뿐아니라 일반투자자들도 가세하고 있어 선거가 끝나기 전까지 쉽게 열기가 식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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