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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뉴욕전망] 어닝시즌 '디딤돌 or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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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지난해 말부터 뉴욕증시에서 많이 언급됐던 단어 중 하나가 '디커플링'이었다. 유럽 부채위기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미국 경제는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양호한 경제지표가 디커플링의 근거가 됐고 뉴욕 증시는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치솟으면서 미 경제지표가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쇼핑시즌 효과가 나타나는 연말이 끝나자마자 고용지표가 급격히 악화돼 미국 경제의 지속적 회복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생겼다.
이번주 어닝시즌이 본격화되면서 주요 은행과 IT 기업들이 대거 실적을 공개한다. 이들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 디커플링 주장이 힘을 잃으면서 뉴욕증시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예상됐던 악재지만 신용평가사 S&P가 프랑스를 비롯한 9개 국가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등 유럽 부채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새해 들어 뉴욕증시는 2주 연속 올랐다. 지난주 다우와 S&P500 지수는 각각 0.50%, 0.88%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도 1.36% 올랐다. 이번주 뉴욕 증시는 마틴 루터 킹 데이를 맞아 16일 휴장 후 4일간 거래가 이뤄진다.

◆ 은행·IT 기업 대거 실적 발표= 이번주 S&P500 기업 중 40개 이상이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숫자는 많지 않지만 S&P500 10개 주요 업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IT와 금융업종 주요 기업들이 대부분 실적을 공개한다.
특히 미국 6대 은행은 이번주 모두 실적 발표를 마무리한다. 이미 지난주 JP모건 체이스가 23%나 줄어든 순이익을 발표했고 이번주에는 씨티그룹, 웰스파고(이상 17일) 골드만삭스(18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이상 19일)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은행 실적은 유로존 부채위기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이와 관련 특히 투자은행 부문 실적이 주목된다.

JP모건 체이스는 지난해 4분기 투자은행 부문 매출이 전년동기의 62억달러에서 44억달러로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앞서 프랑스 은행 소시에떼 제네랄도 부채위기 때문에 올해 투자은행 부문 실적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며 일부 투자은행 사업을 축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은행 사업 부진은 특히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순이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18.88%나 오른 BOA가 실적 발표 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지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6대 은행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는 19일 장 마감 후에는 구글, IBM,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IT기업들이 대거 실적을 공개한다. IT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성장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지만 이 때문에 둔화되고 있는 PC 부문 실적 둔화를 어떻게 상쇄하느냐가 변수다. 태국 홍수 피해도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CES에 참석했던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들은 지난해 4분기 PC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가트너 IDC 등도 시장 조사업체들도 최근 잇달아 지난해 4분기 PC 매출이 크게 둔화됐다고 밝혔다.

뉴욕 멜론은행, 이베이(이상 18일) 블랙록,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캐피탈원 파이낸셜(이상 19일) 제너럴 일렉트릭(GE·20일) 등도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 월가 이익증가율 전망치 하향= 월가는 S&P500 기업의 이익 증가율 전망치를 계속 낮추고 있다. 지난해 3분기 S&P500 기업의 이익 증가율은 16%였다. 그러나 최근 월가에서는 4분기 이익증가율이 1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지고 있다.

톰슨로이터는 지난 12일 기준으로 S&P500 기업 이익 증가율 전망치를 6.8%로 낮췄다. 지난해 10월3일만 해도 예상 증가율은 15%였다.

라자드 캐피탈 마켓츠의 아트 호간 투자전략가는 두 자리수 이익 증가율을 예상했지만 "지난달에는 4분기 이익 증가율을 15.3%로 예상했지만 지금은 10.7%로 크게 낮췄다"고 말했다.

이익에 대한 예상치가 낮아졌기 때문에 오히려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낙관론도 있다. 그러나 키 프라이빗 뱅크의 닉 라이히 이사는 "대부분 기업 이익이 예상치를 웃돌겠지만 초과한 이익증가 비율이 지난 3년보다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무리 좋게 봐도 변수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닝시즌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 유럽 부채위기가 다시 투자심리를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지난 13일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포함해 유로존 9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예고된 악재였고 따라서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지만 추가 강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1300억유로 추가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그리스 정부와 민간 채권단과의 협상이 지난주 중단됐다는 점도 변수다. 오는 18일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최근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낙관할 수 많은 없는 상황인 것으로 보여진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민간 채권단과 협상 타결이 없으면 1300억유로 추가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고 그리스 정부도 올해 초 1300억유로 추가 구제금융이 없으면 유로를 버릴 수 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어 부채 협상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최대 변수다.

뱅크오브뉴욕멜론 자산운용의 크로스토퍼 셀던 투자전략 이사는 어닝시즌이 진행되는 몇 주간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유럽 문제가 해결되기를 원하지만 등락이 계속될 것이며 기업 실적은 상대적으로 양호하겠지만 지난해에 비하면 증가율이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주 발표될 경제지표로는 1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17일) 12월 생산자물가, 12월 산업생산, 1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이상 18일) 12월 소비자물가, 12월 주택착공, 1월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이상 19일) 12월 기존주택판매(20일) 등이 있다.

미 의회는 18일 볼커 룰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한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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