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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부리는 '증자와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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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아이티·디브이에스 등 자본잠식 위기 극복 눈속임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증자와 감자'의 마법으로 연명하는 기업들에 대해 투자를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누적 적자로 자본 잠식 위기를 겪는 기업들이 증자와 감자를 통해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 위기를 땜질식으로 극복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연말 디스플레이 전문기업 현대아이티는 1억주가 넘는 주식수를 10대1로 줄이는 감자를 완료했다. 자본금도 500억원대에서 50억원으로 줄었다. 덕분에 관리종목 지정 우려에서 벗어났다. 사업연도말 기준으로 자본잠식율이 50%를 넘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데 현대아이티는 3분기말 기준 자본잠식율이 51.47%에 달했다.
3분기말 기준, 현대바이오 의 자본총계는 243억원이었다. 자본금 500억원의 절반이 되지 않았던 것. 하지만 10대1 감자로 현대아이티는 자본잠식 상태에서 완전히 벗어나 유보율 300~400%대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3분기말 기준, 현대아이티의 자본총계가 243억원이었기 때문에 4분기 추가 적자를 내더라도 자본총계는 200억원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대아이티는 지난해 3분기까지 순손실 80억원을 기록했다. 2009년과 2010년 연간 순손실은 각각 143억원, 70억원이었다.

감자에 앞서 누적 적자로 자금이 부족하다보니 2010년 10월에는 9억7000만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현대아이티는 지난 2007년 12월에도 34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했었다.

지난해 11월 318억원대의 자본금을 31억8000만원 수준으로 줄인 디브이에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디브이에스는 2009년 109억원, 2010년 73억원 적자(순손실)에 이어 지난해도 3분기까지 적자 규모가 101억원을 넘었다. 자본잠식율도 73.99%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감자 덕에 자본잠식 상태는 무난히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디브이에스의 자본총계는 82억원이었다.
디브이에스 는 지난 2007년 8월 이후 유상증자만 10차례 실시했다. 이렇게 해서 조달한 자금만 312억원이 넘는다. 최근 3년간 적자 분을 유상증자로 메꾼 셈이다.

지난해 10대 1 감자를 결의한 반도체부품업체 아큐텍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2009년 2억원 수준의 순이익으로 연속 적자를 면했지만 부진한 실적으로 아큐텍은 2008년부터 자본잠식율이 30%를 넘었다. 올해 3분기까지 적자규모가 30억원대로 커지면서 자본잠식율이 46%대로 치솟았다. 자칫 자본잠식율 50% 이상으로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생긴 것.

하지만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감자가 완료되면 아큐텍의 195억원의 자본금을 19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아큐텍의 자본총계가 105억원을 넘으므로 역시 자본잠식은 당분간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 된다.

클라우딩컴퓨팅업체 클루넷 역시 마찬가지다. 클루넷은 2009년과 2010년 연속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두해 동안 기록한 적자 총액은 1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지난해도 3분기까지 8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를 메운 건 역시 증자. 2009년 10월 이후 세차례 유장증자를 통해 104억원을 조달했다. 자본으로 전환된 부채(BW)도 80억원이나 됐다. 이 덕에 클루넷의 자기자본은 대규모 적자에도 2009년말 58억원, 2010년말 94억원으로 증가했다. 늘어난 자본금 해결은 역시 감자였다. 240억원대인 자본금은 순식간에 24억원으로 줄었다.

한 증시 전문가는 "규정에 맞춰 증자와 감자를 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지만 주사업에서 돈을 못버는 기업들이 정상기업으로 거래되다보니 선의의 피해를 보는 투자자들이 생긴다"며 "여러차례 증자와 감자를 하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감자를 단행한 기업 중 디브이에스는 황우석 테마로, 클루넷은 안철수테마로 묶이며 몇배씩 급등했다 급락하는 패턴을 보였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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