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용인 마평동에 1호점 오픈 … 인근 주유소 '반발' vs 소비자 '기대'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 용인시 마평동에 위치한 한 주유소. 이곳에서 불과 500여m 떨어진 곳에 정부가 추진중인 알뜰주유소 1호점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사무실 관리팀장 A씨는 다짜고짜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그는 "정유사와 구매(사입) 조건을 재협상해 더 낮은 가격에 기름을 받거나, 아니면 우리도 아예 알뜰주유소로 전환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근 주유소 사장인 B씨 역시 정부가 알뜰주유소 출범에 무리수를 둔 나머지 정작 주유소들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문제는 정부가 기본적인 시장 질서조차 무시하고 무조건 가격만 낮추려 하는 것"이라며 "알뜰주유소에 지원해준다는 2000만원이 넘는 시설자금이나 각종 혜택이 결국은 국민 세금에서 충당되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알뜰주유소 1호로 낙점된 '마평주유소'의 운영 주체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보였다.
A씨는 "이 주유소가 과거 여러 번 유사석유를 판매하다 적발된 적이 있어 이미 인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인식이 좋지 않았다"며 "지난달 말 소유주가 바뀌었다더니 이달 초부터 밤낮으로 리모델링 공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음주 29일 알뜰주유소 개점 행사 때 지식경제부 장관을 비롯해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줄줄이 찾아올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며 "과연 휘발유 판매가격을 얼마까지 낮출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까운 곳에 알뜰주유소가 생긴다는 소식에 인근 주민들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용인시 중앙동에 사는 박모 씨는 "매일 오고가는 길목에 알뜰주유소가 생기는데 당연히 반가운 일 아니겠냐"며 "덕분에 다른 주유소들까지 줄줄이 가격인하 경쟁이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다른 주민 조모 씨는 "가격이 싼 주유소들 중에 가짜휘발유를 쓰는 경우가 많다는데 적어도 알뜰주유소는 정부가 가격과 품질을 보장할테니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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