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을 살리자③]새 먹거리 찾아라..사업구조 다각화는 필수
[아시아경제 조철현 기자] 부동산시장 침체에다 유럽발 경제 불안까지 겹치면서 건설업 전망이 어둡기만 하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건설사들의 생존 전략은 눈물겹다. 경영 혁신과 신성장 동력 발굴 등을 앞세워 생존 경쟁을 벌이는 것은 기본이다. 사업구조 다각화와 틈새시장 공략 등은 이제 건설업계의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위기가 곧 기회"라며 이참에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재무 건전성 강화에 나서는 모습도 여러 곳에서 눈에 띤다. 이는 단순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위한 몸짓이어서 주목된다.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정책실장은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다보니 주택이나 토목 등 기존 사업분야만으론 불황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며 "건설사들의 새로운 먹거리 찾기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으로 시장 침체 돌파=최근 들어 생존 전략을 '선택과 집중'으로 잡은 업체가 부쩍 많아졌다. 중견 건설업체들은 주택 분양사업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토목 및 건축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동부건설은 주택시장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주택 매출 비율을 전체의 25% 이내로 줄이기로 했다. 경남기업은 보다 공격적인 공공 공사 수주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아울러 베트남 등 해외 분양 진출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대형 업체들의 생존 전략도 '선택과 집중'이다. 삼성물산은 재개발ㆍ재건축 현장을 선별해 수익성을 따져 수주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2조2000억원 가량의 재개발ㆍ재건축 물량을 확보한 삼성물산은 올해 역시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시공권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중장기적인 먹거리를 찾는 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GS건설은 LNG플랜트, 해수담수화 등과 같은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성장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 인수ㆍ합병(M&A)에도 적극적이다. 지난달 스페인 수(水)처리 업체 이니마(Inima OHL)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호건설도 물산업과 풍력발전, 바이오가스, 원자력 발전 등을 미래의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원자력 플랜트 시장에 적극 진출할 기반을 닦았다. 최근 국내 건설사로는 최초로 원자력 플랜트를 해외로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요르단 연구 및 교육용 원자로 프로젝트로, 우리나라가 1959년 원자력 연구개발을 시작한 지 50년 만에 이뤄낸 첫 원자력 플랜트 해외 수출이다.
롯데건설은 초고층 건설 분야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잡았다. 서울 잠실동에 짓고 있는 123층, 555m 높이의 '롯데 월드타워'를 성공적으로 준공해 초고층 기술 경험을 쌓고 이를 해외 진출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롯데건설 박창규 사장은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될 롯데 월드타워를 짓고 나면 향후 국내외 초고층 빌딩 건설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깥에서 일감 찾아라=해외사업에서 활로를 찾는 업체도 많다. 주로 대형 건설사들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시장은 공공공사 물량이 줄고 주택시장도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는 해외사업 비중을 높일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플랜트에 집중돼 있던 대형 업체들의 해외사업 영역도 철도, 항만, 공항, 환경 등으로 다변화되는 양상이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건설사들이 추가로 진출하는 해외 국가의 숫자만 늘어나고 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어진 설계대로 짓는 시공사 역할에서 벗어나 설계 등까지 도맡는 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삼성물산은 최근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서 설계와 구매ㆍ시공ㆍ시운전에 이르는 전 과정을 단독으로 맡아 진행한다.
인재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해외 사업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기술 인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명품'으로 승부한다=건설업계는 주택시장의 한계를 말하지만 그렇다고 그 시장을 버릴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주택시장의 최강자로 우뚝 서기 위해 명품 주택 건설에 힘을 쏟기로 했다. 이미 지역 랜드마크 아파트로 손색이 없는 단지도 적잖이 지었다. 대표적인 곳이 최근 입주를 시작한 부산의 '해운대 아이파크'와 수원의 '수원 아이파크 시티'다. 이 회사 박창민 사장은 "아름답고 독창적인 디자인과 규모로 벌써부터 해당 지역의 명물로 인식되고 있다"며 "지역적 특성과 친환경적 측면을 강조한 명품 랜드마크 단지를 계속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한화건설과 계룡건설은 주택시장 침체에도 김포 풍무지구와 고양 삼송지구 등에서 친환경 명품 아파트 분양에 적극 나서며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고 있다.
분양대행사 더 감의 이기성 사장은 "과거의 주택 공급 방식과 획일적 상품, 차별성 없는 기술로는 높아진 시장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특화된 분야에서의 전문성과 기술 경쟁력만이 미래 주택시장의 흥행 보증수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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