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유연책 '이산가족 카드' 꺼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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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이산가족의 고령화가 심각한 가운데 정부가 대북 유연화조치의 일환으로 '이산가족 카드'를 놓고 고심중이다. 이산가족 문제는 고령화에 따른 시급성도 있지만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시험장으로서의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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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통일부가 조사한 이산가족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90대 이상이 6%, 80대 37.8%, 70대 37.3%, 60대 13.6%, 50대 이하가 5.3% 순이었다. 80대 이상이 2003년 20.3%, 2006년 27.3%였던 것에 비춰보면 매우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대상자는 정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생존자 8만1800여 명 가운데 실제 연락이 닿은 6만661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부모와 부부, 자녀를 찾는 경우가 44.7%로 가장 많았고 형제ㆍ자매 44.1%, 삼촌 이상 친지를 찾는 경우는 11.3%였다. 이산시기는 6ㆍ25전쟁 전후가 94.9%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휴전이후∼1950년대 2.9%, 1960년대 0.6%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13.3%는 혼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민기초생활보장대상자 비율은 6.2%로 일반인(3.2%)보다 약 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산가족의 급속한 고령화에 애간장이 타는 것은 정부도 마찬가지다.


류우익 통일부장관은 지난 9월 취임 이후 "여건이 어느 정도 되면 이산가족 상봉을 가급적 빨리해야 한다. 그런 조건이 갖춰진다면 누가 먼저 제안하는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면서 적극성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취해온 개성공단 활성화와 사회문화교류 확대,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지원 재개 등과 같은 조치보다 보다 강도가 센 이산가족 상봉 카드를 꺼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인도주의적 문제인 만큼 우리 정부가 선(先) 제의를 하더라도 부담이 적다는 판단도 깔렸다.


상봉을 매개로 남북이 적십자회담을 열어 인도주의적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논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북관계가 꽉 막힌 상황에서 유효한 대화 채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상황을 보고 있지만, 북측이 상봉을 먼저 제의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은 아니다"면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이니셔티브(주도권)를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측이 최근 류 장관의 대북 유연화 조치에 대해 비난을 내놓기는 했지만 류 장관에 대한 실명 비난은 하고 있지 않은 만큼 남측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지 않겠느냐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른 당국자는 우리 측의 연내 상봉 선제의 가능성에 대해 "있다 없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고심하는 모습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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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건 미성숙 주장도 있다. 한 당국자는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여건이 성숙했을 때 꺼낼 수 있는 카드"라면서 "아직 여건이 갖춰졌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측이 제의를 했는데 북측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면 이산가족 카드를 당분간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이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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