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 만기 이후에도 '사자'?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네 마녀의 심술'은 없었다. 올해 마지막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 코스피는 7포인트 가량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다. 프로그램의 힘이 컸다. 이날 프로그램으로는 5400억원 이상 매수 물량이 들어오며 지수의 추가 하락이 제한됐다.
8일 신영증권에 따르면 이날 프로그램 순매수액 5432억원(잠정치) 가운데 외국인 프로그램 순매수액은 5589억원. 연말 배당투자에 적극 뛰어든 모습이 관찰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같은 프로그램 매수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기관의 매수 여력은 대부분 소진됐으나 외국인과 국가기관이 '바통 터치'해 '사자'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평가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날까지 9거래일동안 프로그램으로 6조원 가까이가 들어오면서 매도 가능한 물량이 크게 늘어났지만 일반적으로 연말에는 배당이 있기 때문에 잘 팔지 않는다"며 "선물가격과 현물가격의 차인 베이시스가 크게 악화될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연말까지 프로그램 수급은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배당수익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지원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배당투자의 고려 대상이 되는 시장 금리가 작년대비 낮아졌고, 실질이자율이 마이너스권으로 진입한 점이 배당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며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베이시스는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높은 콘탱고 상황을 지속, 프로그램 매수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관과 외국인이 매수잔고를 청산하는 시점은 배당락일 이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말까지는 '팔자'기조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진입 베이시스가 0.5포인트에 불과하기 때문에 배당권리를 얻은 후에 매수잔고의 청산이 가능하다"며 "만기일 이후 배당락일까지 차익거래는 중립 이상의 영향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만기 이후 3월물 베이시스의 레벨업 양상이 나타날 경우 외국인 차익매수 여력이 보다 충분한 상황이고, 외국인 차익 매수로 인한 현물 스탠스 개선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최근 투자자들이 8~9일(현지시간)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일단 지켜보자'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시장은 프로그램 매수세에 크게 의존해왔다. 코스피가 기술적인 저항국면에 진입 상황에서 시장 에너지는 제한돼 있어 '프로그램 수급에 의지하는 장세'가 이어진다면 지수도 연말까지 나쁘지 않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말 유럽의 사태해결 의지와 방향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에너지가 제한된 시장 분위기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후 시장이 기대했던 대안들이 당장 제시되지 않는다고 해도 실망 매물이 출회되며 단기 조정을 받는 선에서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전날까지 10거래일간 3조8000억원 이상의 '사자'세를 보인 국내 기관의 순매수 물량 가운데 80% 이상은 프로그램 매수세였다는 점, 이날 역시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 매수세가 강하게 들어왔다는 점, 향후 프로그램 수급이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지수 역시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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