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기업 돈 받아 파견전임자 고액 임금 주다 지원끊기자 '자중지란'

[단독]무급 노조 전임자, 알고보니 연봉 1억4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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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국내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경영계로부터 돈을 받아 산하 노조 소속 파견전임자들에게 최대 연 1억4000여 만 원의 임금을 주다 지원이 끊기자 자중지란에 빠졌다.


7일 한국노총 내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노총이 지난 11월 말 기준으로 사무총국에 파견돼 일하고 있는 73명의 산하 노조 소속 전임자들에게 준 임금(활동비)은 3억8447만3013원이다. 1인당 평균 520여만 원으로 연봉으로 치면 6200여만 원의 고임금이다. 특히 임금이 높은 업종인 금융권ㆍ대기업 노조 소속 일부 전임자들은 웬만한 대기업 임원급보다 많은 월 1200여 만 원씩 연 1억4000여만 원을 받고 있다.

이들이 이처럼 고액을 받게 된 것은 2009년 12월 3일 한국노총과 정부가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등을 뼈대로 한 노동법 개정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약속한 사항 때문이다.


한국노총과 정부는 당시 한국노총 사무총국에서 일하는 산하 노조 소속 파견전임자들에 한해서만 소속 사업장 임금(전년도 원천징수액)을 기준으로 2010년 7월부터 2012년 6월까지 2년간 경영계에서 돈을 모아 '활동비'를 주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전경련과 경총 등은 2010년 7월부터 2011년 1월까지 19억 원의 기금을 한국노총 쪽에 전달했다. 이 돈으로 파견전임자들은 해당 사업장에서 받던 임금과 복지혜택 등을 그대로 적용받아 '활동비'를 지급받았다. 일부 대기업 노조 소속 전임자들은 최고 월 1200여 만 원씩 활동비 받았다. 심지어 대학생 자녀가 이미 졸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도 원천징수액이라는 기준을 핑계로 그대로 학자금 지원까지 받았다.


경영계 측이 돈을 줄 때는 별 탈이 없었다. 하지만 경영계 측이 2011년 1월 취임한 이용득 위원장이 노동법 재개정 등 강경 입장으로 돌아서자 "약속을 어겼다"며 기금 지원을 거부하면서 내부 분란의 불씨가 됐다.


한국노총은 이로 인해 올 2~3월 파견전임자 50여명의 활동비를 주지 못했다. 4월부터는 자체 자금으로 매월 약 70여명 4억 원 안팎의 임금을 지급했다. 최근 들어선 자체 자금이 떨어져가자 금융권 대출을 모색하다 무산됐다. 지난달 말 일단 파견전임자가 소속된 노조가 임금을 책임지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상태다.


이 과정에서 내부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조합원들은 물론 파견전임자가 아닌 한국노총 일반 직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파견전임자 내부에서 조차 소속 노조의 업종에 따라 활동비 지급액이 큰 격차가 발생해 볼 멘 소리가 나온다. 영세 업종 노조 소속 전임자의 경우 월 40만 원을 받고 있는 반면 급여 수준이 높은 금융권·대기업 소속 전임자들은 최대 1200여 만 원을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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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한 관계자는 "파견전임자들이 처음엔 경영계로부터 돈을 받았기 때문에 고액을 받아도 별 말이 없었지만 결국 현재는 저임금 조합원들이 십시일반 낸 조합비에서 거액을 챙겨가고 있는 셈이 됐다"며 "도덕성 논란은 물론 상대적 박탈감에 따른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광호 한국노총 대변인은 "개개인의 임금 수준은 프라이버시를 위해 비밀로 하고 있기 때문에 회계 담당자를 빼놓고는 누가 얼마나 받는지 알지 못해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파견 전임자 임금 지급 문제를 어떻게 정리할 지 내부 논의 중이며, 8일 열리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결론을 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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