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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의 좋은시선]찬밥 먹는 철새 코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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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의 좋은시선]찬밥 먹는 철새 코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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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유니폼을 막 입은 1995년의 일이다. 선수단에는 외국인 주루코치가 있었다. 이름은 조 알바레즈. 외국인 선수조차 뛰지 않던 때였다. 말과 행동이 선수들의 이목을 빼앗은 건 당연했다. 당시 프로야구는 성장기를 겪고 있었다. 경기 수는 늘어났고 구단은 많아졌다. 외국인 코치의 등장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다음 절차였다.

16년이 지난 현재 구단들은 외국인 코치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일본리그를 경험한 감독이나 일본 출신 코치가 버티는 선수단은 일본의 분위기를 따라간다. 미국 유학파 감독이나 미국 출신 코치를 영입한 구단 역시 순식간에 자율야구를 덧입힌다.
외국인 코치들은 프로야구의 성장에 큰 도움을 줬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코치는 부족했다. 이들 대부분은 경력도 길지 않았다. 외국인 코치의 교육방식이나 훈련 방법을 엿보며 경기운영의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었던 셈이다.

어느덧 프로야구는 30년의 세월을 지나고 있다. 더 이상 외국인은 낯설지 않다. 1998년부터는 외국인 선수들의 출전도 가능해졌다. 이들과 경쟁으로 국내 선수들의 기량은 세계무대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큰 성장을 거뒀다. 최근 외국인 선수들의 수준만 봐도 이는 쉽게 알 수 있다. 대부분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뛴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실력을 키우고 돌아가는 선수들도 제법 눈에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구단의 외국인 선수 영입을 2명으로 제한한다. 그런데 이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외국인 코치의 제한이다. 제제, 기준 등에 대한 어떠한 제도도 마련하지 않았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활동한 외국인 코치는 트레이닝 부분을 포함해 총 11명이다. SK는 가장 많은 5명에게 선수들의 지도를 맡겼다. 물론 전혀 기용하지 않은 구단도 있다. 외국인 코치의 연봉은 최저 1천만 엔이다. 1억 원이 훨씬 넘는 연봉과 부대비용에 통역까지 별도로 지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고비용의 외국인 코치들은 국내 출신보다 2배 이상의 가치와 능력을 보여주고 있을까. 통역까지 동원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가 선수들에게 세세한 부분까지 전달할 수 있을지 의심을 해본다. 또 그들에게 한국야구가 국내 코치들처럼 절박하고 책임감 있게 다가오는지 묻고 싶다.

어느덧 국내에는 유학파 출신 지도자들이 즐비하다. 이들의 많은 경험과 노력은 대부분 그라운드에서 빛을 발휘하고 있다. 과거 외국인 코치의 필요성은 분명 컸다. 하지만 현대야구에서 이는 분명 이전만 못하다.

프로야구 스타 출신 코치들의 초봉은 대부분 5천만 원을 넘지 않는다. 이들은 시즌이 끝나면 계약금도 없이 새 직장을 찾기 위해 돌아다녀야 한다. 찬밥 신세에 철새와 같은 불안정한 직업. 그것이 바로 현 프로야구 국내 코치들의 현 주소다.

언론에서 조명을 비추는 건 대부분 슈퍼스타와 감독들이다. 이제는 그 불빛의 옆 줄기에서 고생하는 코치들에게도 적합한 규정과 합리적인 대우가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구단들의 코치진 정리가 끝난 지금도 적잖은 코치들은 혹독한 겨울바람 속에 새 정착지를 알아보고 있다.

마해영 IPSN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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