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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 분쟁 '뒤통수 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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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 분쟁 '뒤통수 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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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 돌연 주식매각
유진, 4년만에 2000억원 챙겨 먹튀 논란..임직원·주주 "농락 당한셈"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이윤재 기자] 롯데하이마트 경영권을 두고 치열하게 다퉜던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과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이 '주식 매각'이라는 사상 초유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양측은 경영권 다툼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경영권을 포기했다고 밝혔지만 이들 절차가 투명하지 않게 진행되면서 도덕적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유진기업의 경우 인수 4년만에 2000억원 안팎의 차익을 남길 것으로 예상돼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유진기업 과 하이마트에 따르면 하이마트 지분 31.34%를 가진 최대주주 유진기업과 2대주주(지분 17.37%)인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이 공동으로 지분을 매각키로 했다. 3대주주(8.88%)인 에이치아이컨소시엄도 매각에 함께한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대주주들은 이번 하이마트 사태를 겪으면서 주주와 고객, 협력업체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게 많은 염려와 상처를 주었다"며 "보다 나은 방향으로 하이마트의 안정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능력과 비전을 가진 주인을 찾고자 매각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갈등이 시작된 지난달 22일부터 열흘간의 시간 동안 사건을 꾸준히 지켜봤던 하이마트와 유진기업 임직원, 또 주주와 기관투자자들까지 모두 '어처구니없는 결정'이라는 반응이다.

50대 주주는 "사기당한 기분"이라며 "지난 1주일동안 하이마트에 농락당했다"며 소리를 질렀다.
한발 더 나아가 임직원과 주주를 기만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 회장과 선 회장이 각자대표체제로 함께 경영을 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30일 주총이 열리기 15분전이다. 하이마트와 유진기업에 따르면 이 때 두 회장이 지분 매각에 대한 결정도 함께 내렸다.

그러나 같은날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지분매각'과 관련된 이야기는 한마디도 오가지 않았다. 결국 주가하락을 막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흔치 않은 사례이긴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 주주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유진그룹과 하이마트 직원들은 갑작스런 오너들의 지분 매각 결정에 당황한 분위기다.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 지분 매각에 대한 합의서를 작성해 놓고도 임직원들에게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고 지분 매각을 발표한 것에 대해 일단 향후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이번 결정으로 유 회장과 선 회장은 도덕적ㆍ윤리적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지만 '주머니'는 두둑이 챙길 수 있다.

유 회장이 이끄는 유진기업은 2007년 인수당시 899억원의 현금과 3300억원의 차입금을 이용해 하이마트를 손에 넣었다. 선종구 회장은 1900억원의 현금을 투자했다.

하이마트 주가가 오전 10시8분 현재 7만96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유진기업이 지분매각을 통해 챙길 수 있는 자금은 5889억원에 이른다. 선종구 회장은 3265억원의 지분 매각 대금을 확보할 수 있다. 2007년말 투자했을 당시와 비교하면 유진과 선 회장이 챙긴 차익은 각각 1690억원, 1365억원이다. 유진이 대주주로 있으면서 일부 재무적투자자들에게 지분을 매각한 것을 포함하면 유진이 얻은 수익은 더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주주들을 볼모로 오너들은 배를 채웠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구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로 각 기업의 임직원들과 주주들만 놀아난 꼴"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하이마트 주가는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날 10시22분 현재 전날보다 6.65%오른 7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대섭 기자 joas11@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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